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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발언 ML 해설가 라이언스 해고

세치 혀를 잘 놀려야 하는데….

한 메이저리그 해설가가 방송 중 루 피넬라 전 탬파베이 감독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해고됐다.

‘AP통신’은 16일 “FOX TV의 메이저리그 해설가 스티브 라이언스(46)가 히스패닉계인 피넬라 감독에게 민감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라이언스는 14일 디트로이트-오클랜드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피넬라 감독과 함께 해설을 하다가 ‘말실수’를 했다.

피넬라 감독은 최근 부진하다가 이날 맹활약한 마르코 스쿠타로(오클랜드)를 칭찬하며 “지갑을 찾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장타자 프랭크 토머스와 에릭 차베스의 부진을 지적하며 “토머스는 현재 차갑다(frio). 다시 뜨거워져야(en fuego)한다”고 스페인어를 섞어 설명했다.

그러자 해설자인 라이언스가 비아냥대는 투로 대꾸했다.

“피넬라가 스페인어로 말했는데, 나는 여전히 지갑을 못 찾겠다. 난 피넬라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 그의 곁에 가까이 있고 싶지 않다.”

이 말은 그대로 미 전역에 방송됐고, ‘FOX TV’측은 이것이 인종차별 발언이라 판단해 경기 후 라이언스를 해고했다. 라이언스는 “내가 누군가를 모욕했다면 사과한다. 하지만 지갑 얘기는 농담이었다.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보스턴,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을 거친 빅리거 출신 라이언스는 선수 시절에도 그라운드에서 바지를 벗는 등 기이한 행동으로 ‘사이코’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6년부터 해설을 시작했지만 2004년에는 유태인인 숀 그린(LA 다저스)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해 방송국 측이 사과한 바 있다.

지난 뉴욕 메츠-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한 맹인 팬이 특수 안경을 쓴 채 관람하는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은 얼굴에 디지털카메라를 달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김은진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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