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프로야구] 선수협 “생존권 위협” 대화도 거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1일 선수협회에 내년시즌 외국인선수 운용에 대해 3명 보유, 2명 출전을 제안했다. 이는 2006시즌이 끝날 즈음 8개 구단이 합의한 사항이다. 2006시즌까지는 2명 보유, 2명 출전이었다. 8개 구단과 KBO의 의지는 확고하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를 늘리는 문제는 선수협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외국인고용은 문화관광부 승인사항인데 문화부는 “선수협회의 동의를 얻어야 승인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FA 당근

KBO는 지난달 21일 열린 ‘선수관계개선위원회’에서 내년 용병제도를 제안했다. 당시 그 자리에는 KBO 이상일 사무차장과 LG·현대 구단단장이 KBO와 8개 구단을 대표해 나왔고, 이종범 선수협회 회장과 나진균 선수협회 사무총장이 선수협회 대표로 참가했다.

KBO와 8개 구단은 외국인선수를 늘리는 대신 FA(자유계약선수) 제도를 고쳐 주겠다고 제안했다. FA자격 획득 기간(9시즌)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FA계약 성사를 어렵게 하고 있는 조건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 연봉의 300%와 보호선수 18명 외 1명을 내주거나 연봉의 450%를 줘야 한다. 이 때문에 FA의 혜택을 많은 선수들이 얻지 못하고 있다.

▲대화 단절

그러나 선수협회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를 늘리는 문제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선수협회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협상 창구를 닫아버렸다. 이마저도 공식적으로 KBO에는 알리지 않았다. 선수협회는 지난 5일 정기총회를 갖고 “용병으로 인한 아마야구의 침체 등 부작용을 감안해 용병 확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평행선

선수협회 나진균 사무총장은 19일 “용병 5~6명이 있다고 한국 프로야구가 활성화하겠는가”라며 “신생 구단 가입금 문제, 연고지 개방 등 활성화를 위한 제반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희생만 강요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FA제도를 고쳐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선수협회가 그동안 계속 요구해 왔던 것일 뿐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시즌 외국인선수를 1명 더 늘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KBO 이상일 사무차장은 19일 “선수협회가 협상을 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선수를 늘리려는 구단의 의지가 확실하다지만 현재 선수협회의 입장이라면 이는 이미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양측이 시즌 전까지 전격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관기자〉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