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꽁꽁묶인 게임머니 ‘게임사 끙끙’

‘웹보드게임 빅 3사 먹구름.’

정부가 4월20일부터 웹보드게임(고스톱·포커류) 게임머니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현재 추산되는 웹보드게임 시장은 1조원 규모로 국내 유명 게임사들이 웹보드게임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의 방침은 사활을 건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게임업계는 새로운 수입원 창출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9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안) 공청회’를 열고 게임머니와 아이템 거래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스톱·포커 등과 같은 웹보드게임의 게임머니 현금거래는 중개 행위가 전면 불법화된다. MMORPG 게임머니와 아이템은 작업장에서 직업적으로 생산된 것에 한해 금지되고 개인간 거래는 규제하지 않는다.

이는 문화부가 웹보드게임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반면 MMORPG에는 유연성을 보인 것이다. 문화부가 웹보드게임 게임머니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온라인 고스톱·포커 게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4월부터 웹보드게임의 게임머니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게임사들은 공식적으로 고스톱 게임머니 중개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잃어주기나 수조원의 게임머니를 채운 계정을 파는 식으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거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것이 불법으로 규정되고 처벌 대상이 된다면 이를 감수하면서 게임머니를 거래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임머니 거래의 위축은 곧 웹보드 빅 3사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웹보드 빅 3사는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 피망의 네오위즈, 넷마블의 CJ인터넷이다. 이들 3사의 전체 매출에서 웹보드게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NHN가 최근 발표한 2006년 4분기 게임 매출은 395억원으로 연간 매출은 1288억원이다. 이 매출의 대부분은 웹보드게임이다.

NHN은 13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R2와 던전앤파이터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웹보드 게임이 주류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오위즈가 자사 게임포털인 피망의 웹보드게임에서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실제로 지난 1월 말에 밝힌 2006년 4분기 전체 매출 328억원 중 웹보드게임은 143억원이다.

웹보드게임은 그야말로 이들 게임사에는 효자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웹보드게임 게임머니 거래의 전면 금지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빅 3사의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가 전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며 “오히려 이용자들이 게임에 집중해 게임머니를 채울 수 있는 아바타 판매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오용기자 ban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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