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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스나이퍼’ 군대체복구 끝 4집 컴백

‘저격수’라는 이름의 실력 넘치는 힙합 아티스트 MC 스나이퍼가 돌아왔다. 지난 2004~2006년 2년6개월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MC 스나이퍼는 못다한 열정을 맘껏 풀어낸 정규 4집을 발표하고 각종 방송 무대를 밟고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이 많았던 만큼 음반 판매량은 고무적이다. 국내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서 줄곧 10위권에 오르내리며 그의 인기를 방증해주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 데뷔 앨범을 발표한 그는 당시 민중가요를 대표했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힙합버전으로 바꾼 동명곡(同名曲)으로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흔히 접해왔던 멜로디가 힙합 버전으로 거듭난 해당 노래는 ‘참신하면서도 색다르다’는 칭찬을 줄곧 들었다. 단순한 화제로 그치지 않고 MC 스나이퍼는 이후 더욱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2집에서 ‘한국인’(2003년), 3집에서 ‘신의 시’ ‘글루미 선데이’(2004년) 등의 곡으로 독특한 영역의 힙합음악으로 대중을 끌어모았다. 이후 그는 홀연히 군대체복무에 들어가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지과에서 노숙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오랜만이죠?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했다고요. 음악활동이 못내 아쉬워 구청에서 퇴근한 후에는 배치기 등 다른 가수들의 음반을 줄곧 거들었어요. 2006년 9월 대체 복무를 끝마치고 제 음반 작업에 매진하기 시작했고요.”

MC 스나이퍼는 자유의 몸이 된 후 펜과 노트를 들고 전국 각지를 돌았다.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설악산, 충북 제천…. 깊이 있는 음악을 위해서는 ‘골방’ 대신 ‘자연’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갑자기 소설가 이외수 선생을 만나보고 싶더라고요. 신문에서 읽었는데 자신의 집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씀하셨더군요. 제가 쓴 가사와 만든 노래를 들고 춘천으로 무작정 향했죠. 버스를 타고 물어 물어 ‘감성마을’이라는 곳을 겨우 찾아갔죠. 꼬박 하루가 걸려서 갔는데 출타 중이시더군요. 돌아오시려면 며칠 걸린다더라고요. 하하. 3년 정도의 공백이 불안했는지 어떤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불발에 그쳐버렸죠.”

앨범에 담긴 총 18개 트랙의 음악에는 MC 스나이퍼의 경험과 사색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군대체복무 중 접한 노숙자에 대해 느낀 점을 담은 ‘고려장’을 비롯해 혁명가 체게바라와 같이 소신껏 살고 싶다는 생각을 담은 ‘투 비’, 자신을 ‘디스’(Diss·힙합가수들이 곡을 통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한 한 언더그라운드 가수를 향해 항의하는 내용의 ‘모의 태’, 어머니가 아파트로 처음 이사갔을 때 눈물을 흘렸던 일화를 소재로 한 ‘우리집’, 자살을 일삼는 세태에 대한 고민을 담은 ‘웨어 엠 아이’ 등이 수록됐다.

특히 ‘안양 1번가’라는 노래에는 자신이 경기도 안양의 포장마차에서 싸움을 말리다가 시비가 붙어 경찰에 끌려간 사연이 소개된다.

앨범에는 여가수 호란, 일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 MC 스나이퍼 사단의 후배 가수 스컬, BK 등이 피처링 및 연주를 도와줬다.

“오랜만의 음반이라서 부담도 컸어요. 그래서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는지도 모르고요. 전작과는 달리 거창한 주제 대신 좀 현실적인 이야기를 쓴 것도 여행 등을 통한 작업 과정 때문인 것 같고요.”

최근 MC 스나이퍼는 가수와 프로듀서를 넘어 영상 분야도 도전 중이다. 후배 팀 ‘배치기’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감독한 데 이어 단편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은 생각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그의 4집 음반은 일본에서도 동시 발매됐다.

〈글|강수진기자·사진|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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