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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출연 40㎏감량 여고생 자살 “끝없는 악플에 시달렸다”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여학생이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40㎏ 다이어트 성공사례로 출연한 이 여학생은 방송 후 갖은 악플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모 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양(16·A여고 1학년)은 5일 오전 5시20분께 대전시 동구 인동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는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어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 죄송해요. 그동안 괴롭혀서 너무 미안해요. 심적으로 고통을 줘서 미안해요”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이양은 전날인 4일 밤 다이어트를 이유로 끼니를 걸러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았으며, 다음날 새벽 자신의 방 옷장 철봉에 목을 매고 자살한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 주변인들은 이번 자살이 ‘다이어트 성공사례’로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양은 지난 5월3일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 15회차에 ‘3개월 만에 87㎏에서 47㎏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학생’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양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저의 과체중을 염려해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결국 40㎏ 감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양 친구들은 “TV출연 후 인기그룹 S의 멤버 G씨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며 G씨의 팬에게 온갖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양이 G씨와 찍은 기념사진은 인터넷 포털을 비롯해 연예인 팬클럽 등에 다양하게 유포됐으며, 일부 팬들은 ‘네가 누군데 우리 오빠와 사진을 찍느냐’며 인신공격성 악플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방송관계자는 “방송 출연 후 일반 출연자들이 패널로 나온 연예인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또 다른 친구들은 “이양이 방송 출연 후 ‘지방흡입술을 받았다’‘살 빼는 약을 먹었다’는 헛소문에 시달리며 고민했다”며 ‘다이어트 우울증’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타킹’ 제작진은 “방송 출연 당시 이양은 순수하고 평범한 여고생이었기에 충격이 더하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깊이 애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양의 싸이홈페이지 및 ‘스타킹’ 공식홈페이지에는 이양을 기리는 시청자들의 추모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악플에 시다리다 죽은 정다빈과 유니에 이어 또다시 비극이 일어났다. 생명을 위협하는 인터넷 악플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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