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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모델·가수 1인3역 LPG 한영 “롱다리에 뻑 간 男들 4~5명 ‘대시’했어요”

이 여자, 몸매가 예술이다. 웃을 때 눈이 쪼그라드는 특유의 미소 역시 말 그대로 ‘죽음’이다.

주가가 치솟고 있는 LPG의 한영(27). 브라운관을 휘저으며 남자들의 마음을 온통 뒤흔들고 있는 그와 술잔을 기울여보는 행운(?)을 가졌다. 이런 상상을 해본 뭇 남성에게는 다소 미안한 장면이 아닐 수 없겠지만…. 너무 바빠서 도통 시간을 빼기가 어려웠던 만큼 그와의 술자리는 더욱 쏠쏠했다.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 지글거리는 불판 너머 한영은 한참 동안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햐! 이게 얼마만의 술자리인지요. 얼마나 술이 고팠는데, 오늘 우리 한번 마셔보죠! 하하.”

한영이 밝힌 주량은 소주 3병. ‘말아먹는’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것)도 좋아하지만 요즘은 도통 술자리를 갖기 힘들다 했다. 이날 자리도 3개월여 만에 만난 술자리였다. 종종 친한 대학 친구들과 어울려 ‘육·해·공’(육류, 해산물, 치킨 등)의 안주를 두루 섭렵하며 술자리를 가졌으나 살인적인 스케줄이 조촐한 시간까지도 허락지 않는다.

자연스레 바쁜 일상을 먼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제가 감기에 걸린 지 몇 개월이 됐는데 아직도 안 떨어졌어요. 그만큼 바빴다고 할까요. 하루 많이 자면 3~4시간? 5일 연속으로 영양제를 맞기도 했고요. 근데 그거 아세요? 저 진짜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정신력이라는 게 참 대단하다 싶어요.”

그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 MC, 화보 모델, 그리고 여성그룹 LPG 공동활동 등 1인 3역을 소화해가고 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만도 12곳에서나 러브콜을 받았다.

술잔을 들이켜던 한영이 대뜸 소주 CF를 해야한다면서 소주 병을 들고 포즈를 잡았다. 자신이 생각했다는 카피 “이런 맛은 어때요?”를 중얼거리며 야릇한 미소를 머금는다. 카피에도 좀 섹슈얼리즘이 있어야 한다기에 이런 ‘과감한 표현’(?)을 생각해냈단다.

옆에서 매니저가 한마디 거든다. “‘소주 먹고 키 컸어요!’가 딱이구먼. 그 소주 대박날 걸?” ‘까르르’ 폭소가 터져나왔다.

탁상 건너편에 한영이 자신의 긴 다리를 두고 시종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무릎을 세워 턱을 괴기도 하고, 다리를 이리저리 꼬면서 주체를 못하고 있었다(숏다리 기자로선 솔직히 부러웠다).

슈퍼엘리트 모델에, 명품 패션의 톱클래스 모델답게 그녀의 긴 다리와 몸매는 여러 곳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재 본 그의 다리길이는 112㎝. 연예계 여성 중 최고의 롱다리다. 머리와 몸의 비율도 서양인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8등신으로 측정됐다. 여기에다 차분한 말솜씨와 살인적인 눈웃음까지 더해지면서 한영의 인기는 여러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키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을 듯한데….”

“호호. 아닌 게 아니라 다리가 따로 놀아서 잘 넘어져요. 최근에도 넘어져 다리를 삐끗해서 스케줄을 펑크냈죠. 어릴 적에는 정말 힘들었죠. 자꾸자꾸 크는 키 때문에 몸 영양분이 못 따라가서 영양실조 판정을 받았지 뭐예요. 진짜예요. 또 전봇대, 꺽다리라는 별명 때문에 너무 괴로웠던 때도 있었죠. 중 1때 167㎝였으니까요. 만날 반 번호가 제일 끝자리였고, 맨 뒤에 앉아도 항상 선생님 눈에 들어갔죠. 아무튼 자연스럽게 패션모델에 관심을 갖게 됐고, 또 자연스럽게 관련 공부를 했죠. TV스타가 되고 싶어도 너무 크다 싶어 지레 포기하고 있었고요.”

집안 어른들 자체가 크다. 충남 당진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아버지가 178, 어머니가 167, 남동생이 183㎝이다. 한영은 179㎝(극비, 이것도 약간 줄인 키다).

엄격한 집안 때문에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도무지 눈에 띄어서 탈선을 하려야 할 수도 없었다. 키가 커서 맹하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일부러 똑 부러지게 행동했다. 지금까지 우산 지갑 등을 잃어버린 ‘역사’도 없다.

“정말 다행이죠? 미에 대한 기준이 달라졌잖아요. 시원시원하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서는 울 뻔했죠. 인기검색어에 자꾸 오르내리는 모습도 믿겨지지 않고요. 요즘 아빠도 자랑스러우신지 지역 행사에 좀 와달라는 은근한 청탁도 넣고 계세요. 하하.”

술자리가 무르익고 인근 포장마차로 2차가 이어졌다. 비로소 소주가 맥주를 만나기 시작했다. 곧바로 때를 틈타 애정사를 물었다.

“사람들이 제게 남자친구 있다던데? ‘병만씨’(KBS ‘웃음충전소’의 ‘올드앤뉴’에 동반 출연했던 개그맨 김병만)라고요. 크크. 지금은 분명 없고요. 있어도 만날 수도 없어요.”

사실 대시한 연예인도 꽤나 된다. 줄잡아 가수, 탤런트, 스포츠 스타 등 4~5명. 그의 집앞에 찾아와 프러포즈한 남자스타, 측근을 통해 계속해서 만나줄 것을 종용한 스포츠스타도 있다. 일단은 피했지만 요즘 대시하는 연예인의 유명한 정도가 장난이 아니란다.

최근 롯데 송승준 선수가 라커룸에 한영의 수영복 화보 사진을 붙여놓은 적이 있는 것과 관련해 “아휴, 고맙지요. 그날 잘하시고, 경기에서 이기셨다면서요. 아니면 제가 욕먹을 뻔했는데 천만 다행이라 싶네요”라고 화답했다.

궁금증 하나. 키 큰 여자가 작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속설은 맞는 것일까?

“지금까지 남자친구는 모두 작거나 비슷해요. 10㎝ 차이 나는 사람도 있는데…. 키는 절대로 중요치 않아요.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좀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한 게 맞네요. 이제는 좀 자상한 사람을 찾아야 할까 봐요. 호호.”

그렇다면 윤정수 정도로 어깨까지 오는 키를 지닌 남성은 어떨까. 자상하고 좋은 남자라면 언제든지 OK란다. 실제로 윤정수와는 친하다 했다.

마지막 한마디를 부탁했다.

“이제 문을 조금 열었다봐요. 더 열심히 해서 그 문을 활짝 열고 싶어요. LPG 멤버들에게도 늘 아낌없이 격려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고요. 아참, 기사 날 때쯤 우리 다시 뭉쳐요! 그땐 해군(해산물)으로 갑시다!”

〈글 강수진·사진 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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