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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기 LA한인회장, 빌딩청소부에서 백만장자 우뚝

최근 부산에서 열렸던 제6차 한상대회를 통해 새롭게 부각된 인물 중 지난해 LA 한인회장에 선출된 남문기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54)이 유독 관심을 모은다. 남회장은 단돈 300달러로 도미, 빌딩 청소부로 시작해 30억달러 규모의 성공신화를 이뤄낸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인 인물이다. 또 성공신화를 이룬 뒤 우수한 한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장학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등 동포사회를 위해 크고 작은 일을 해왔다. 이 때문에 기존의 한상대회를 이끌었던 한창우 일본 마루한 회장,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 회장, 권영호 인터불고 회장 등 쟁쟁한 한국인 거상에 이어 새로운 거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남회장은 1982년 잘 다니던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을 그만두고 막 결혼한 부인 최성원씨와 함께 미국 이민을 떠난다. 호기롭게 시작한 미국생활이지만 곧 심각한 생활고에 직면했고 아르바이트로 빌딩 청소부 일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미국에서 별다른 할 일을 찾지 못했던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남다른 친화력과 도전의식을 바탕삼아 아르바이트 6개월 만에 빌딩 청소의 달인이 됐고 몸담았던 CNP 메인테넌스사(대표 톰 파머)를 LA지역 최고의 청소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5년간 빌딩 청소부 일을 했고 종자돈 4만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향후 미국경제는 부동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1988년 LA인근 남가주 가든그로브에서 직원 3명을 둔 뉴스타부동산을 설립, 아메리칸 드림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의 예견은 적중했고 뉴스타부동산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가도를 달렸다. 남가주를 시작으로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 51개 체인점을 거느리게 됐다. 한국에도 20개의 뉴스타 체인점이 활동 중이다.

현재 뉴스타부동산그룹에는 2000여명의 에이전트가 소속돼 있으며 2006년 매출액은 3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넘어섰다. 당연히 개인재산도 수천만달러 규모로 불어났고 당당히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섰다.

남회장은 자신의 성공요인으로 의리와 신뢰, 배수진이란 세 단어를 꼽는다. 의리는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꼭 지켜야 할 예의이며, 고객의 일을 내 일처럼 처리해 신뢰를 쌓는 것이다. 그리고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광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지목한다. 그는 창업 당시 자본금이었던 4만달러의 대부분을 광고에 투자했다고 밝히고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지역 주민들이 시장이름은 몰라도 자신의 이름 ‘크리스 남’은 기억할 정도였다. 그러고는 일감이 쏟아졌다.

그는 누구보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정통한 인물이다. 그리고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한다. 여기에는 숨은 의도가 있다. 남문기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민족 1000만명을 미국으로 이주시켜 살도록 하는 것이어서 해외 부동산에 대한 투자에 긍정적이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30만명의 교민이 모여 사는 LA한인회장이 된 것도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다.

창업 이래 미국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우수한 한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장학재단 등 다양한 투자를 하는 것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기투자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한국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50년 뒤에는 분명 국경의 개념이 없어지고 민족과 영토의 개념만 남게 될 것이다. 그 민족이 보유한 땅이 그 국민의 땅인 셈인 것”이라는 말에서 그가 꿈꾸는 미국 내 한국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류원근기자 one7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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