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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보다 노력?…2세 연예인 활동 성적표

송일국, 김주혁, 하정우(위쪽부터)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다. 부모들의 넘치는 끼와 뜨거운 피를 이어받은 ‘2세 연기자’들이 연예계에서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직업을 대물림하기 싫어했지만 요즘에는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성공하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데뷔 초기 부모의 이름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가도 자신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서히 잊혀진다. 또한 부모의 이름을 숨기고 데뷔한 후 나중에 부모의 이름을 밝히는 이들도 있다. 2세 연예인들 중 ‘가문의 영광’을 이어갈 연예인들은 과연 누구일까. 부모의 명성을 뛰어넘기 위해 피땀 흘리는 2세 연기자들의 성적표를 매겨보았다.

# A학점

송일국(A+)=현재 SBS 드라마 스페셜 ‘로비스트’에 출연 중인 송일국은 현재 ‘2세 연예인’의 최고 성공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제 어머니인 연기자 김을동의 명성을 확실히 뛰어넘었다. 그는 전형적인 노력파다. 1997년 MBC 공채 27기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무명 생활을 보내야 했다. 기회를 기다리며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던 그가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드라마는 한가인의 남편 역을 맡았던 KBS2 ‘애정의 조건’. 다정다감한 순정파 남편 역할로 여성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그후 드라마 ‘해신’ 영화 ‘작업의 정석’을 통해 인기가도를 달린 그는 시청률 50%를 기록한 MBC 드라마 ‘주몽’으로 진정한 ‘국민스타’가 됐다. 당분간 그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주혁(A)=고 김무생씨의 둘째아들인 김주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성공 2세 연예인으로 꼽혔다. 올해 뚜렷한 활동은 없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나 인기는 여전해 A학점을 받을 만하다. 1998년 SBS 공채 8기로 연예계에 들어온 그는 데뷔 초반에는 다소 평범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02년 이후부터 영화 ‘YMCA 야구단’ ‘싱글즈’ ‘홍반장’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과 서글서글한 매력으로 인기를 모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5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그는 2006년 ‘사랑 따윈 필요 없어’의 실패로 잠시 슬럼프에 빠져 있다. 그러나 실력을 바탕으로 한 연기자이기에 연예계의 꾸준한 신뢰를 얻고 있다.

하정우(A)=하정우는 최근 20대 배우 중 최고의 실력파 배우로 꼽히고 있다. 나이답지 않은 내공을 선보여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정우는 2002년 ‘마들렌’으로 데뷔했지만 초반에는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 중견탤런트 중 최고미남으로 꼽히는 김용건의 아들답지 않은 다소 평범한 외모 때문에 주연보다 조연 배우로 분류되는 듯했다. 그러나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폭발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후 관계자들의 눈길을 받기 시작했다. 그후 예술 영화 ‘시간’ ‘구미호 가족’으로 인지도를 넓힌 그는 MBC 드라마 ‘히트’로 대중적인 인기를 처음 맛보게 됐다.

# B학점

이루(B+)=이루는 아버지 태진아의 후광에 자신의 실력과 노력을 더해 스타덤에 오른 가수다. 이루는 2005년 1집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그가 스타가 될 거로 예상한 사람은 드물다. 1집 실패 이후 와신상담한 이루는 2006년 발표한 2집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2집에 수록된 ‘까만 안경’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올해 발표한 3집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정철(B)=최정철은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여가수 나미의 아들. 데뷔 초반에는 어머니의 후광을 입고 싶지 않아 이를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호소력 있는 그의 목소리는 어머니를 빼닮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03년 1집 ‘욕심’으로 인기를 모은 그는 2005년 발표된 2집에서 ‘지독한 사랑’ ‘현기증’ 등으로 ‘실력파 가수’로 불리게 됐다. 최근 3집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정훈(B)=중견배우 연규진의 아들인 연정훈은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가인의 남편’으로 더 유명하지만 탄탄한 실력과 고정적인 인기 기반을 나름대로 갖고 있다. KBS 일일극 ‘노란손수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드라마 ‘백설공주’ ‘사랑을 할꺼야’ 등을 통해 인기를 모았다. 최근 군에서 제대한 그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서장원(B-)=중견배우 서인석의 아들인 서장원은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주목받은 그는 올해 초 개봉된 ‘포도나무를 베어라’에서 좋은 연기를 보였다. 어린 나이에도 탄탄한 연기력을 가져 가능성이 더욱 점쳐지는 특급기대주다.

#C학점 이하

이상원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거두는 이들도 있다. 이영하·선우은숙의 아들인 이상원은 데뷔 초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기력이나 스타성에 아직 큰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명성이 너무 큰 탓도 있다. 아직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나이도 어리기에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개그맨 서세원의 아들 서동천도 올해 미로밴드라는 그룹으로 가수 데뷔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외에도 중견탤런트 이덕화의 딸 이지현, 중견탤런트 임동진의 딸 임예진·임예원 등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최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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