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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酒경야독]한성주, 기부입학? 오해! 뒷문입사? 섭해!

스포츠칸의 인기코너 주경야독(낮에는 약하게 밤에는 독하게 술을 마시자)의 다섯번째 주인공으로 한성주를 섭외한 지가 벌써 두 달 여전, 일정을 잡는 데만 열흘이 소요됐다. SBS ‘금요컬쳐클럽’, 경기방송 FM ‘한성주의 행복한 90분’에 이어 국회방송 NATV의 ‘예감 여의도문화갤러리’를 진행하면서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 그래도 한성주는 선약을 지켰다. 그동안 ‘장난하십니까?’ 구설도 있었고, 이혼 당시 자살할 생각을 했다는 깜짝 발언까지 해서 나눌 얘기가 더 풍부해졌다. 외모와는 달리 소탈하다 못해 푼수기까지 넘치는 한성주를 만나 그녀를 둘러싼 오해들을 술과 함께 풀어봤다. 한성주의 주량이 맥주 2잔 정도라는 말에 주종은 와인으로 정했다. 장소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55도 와인숍. 전문 와인 판매점으로 최적보관온도 화씨 55도(섭씨 12.7도)를 유지하는 곳이라 실내는 다소 썰렁했다. 몸을 데우기 위한 술이 필요했다.

와인잔을 ‘짠’ 부딪친 후에 SBS ‘로비스트’ 제작발표회에서의 ‘장난하십니까’라는 과격 발언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 발언만 떼어놓고 보면 충분히 오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내 의도와는 달리 받아들여져 좀 힘들었지만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해줘서 고마웠어요.”

한성주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이던 1994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됐고, 졸업을 앞두고 SBS 6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국내 명문대학생에서 한국 최고의 미인으로, 또 여대생들의 선망의 직업군 아나운서로 승승장구했다. 이 때문인지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기부 입학은 새빨간 오해

우선 고려대 입학과 관련해 말을 사주고 입학했다는 등 승마 특기자를 둘러싼 ‘말’들이 특히 많았다.

“승마특기자로 입학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죠. 하지만 저 외에도 외교관 자녀 특별 전형 등으로 5명이 정원 외로 입학했어요. 정당한 전형과정을 거쳤는데 왜 그렇게 이상하게 얘기하는지 모르겠어요.”

약간 열 받는지 와인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목소리를 한 톤 높여 얘기를 이어갔다.

“목장을 경영하시는 아버지 친구분이 있어서 말을 빌리는 비용을 거의 내지 않았어요. 다른 고객이 없을 때 말을 타려고 오전 4시에 일어나서 승마장에 다녔죠. 8개월쯤 탔을 때 다른 친구는 장애물을 넘더라고요. 선수만 장애물 과정을 배운다고 해서 승마 선수에 욕심이 났습니다. 승부욕에 발동이 걸린 거죠.”

한국마사회에서 3년간 장학금을 받았고, 전국체전에서 1등했을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보였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94년 미스코리아에 나간 이유는 한성주라는 이름을 걸고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때까지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이름을 앞세워 살아왔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뭔가를 하고 싶었다. 아나운서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인데 미스코리아의 힘으로 된 줄 안다며 서운해 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내 방송반, 소년한국일보 명예기자, 걸스카우트 기자 등을 지내며 언론인을 꿈꿨다. 아나운서 시험을 앞두고 아는 선배를 졸라 개인교습을 받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아나운서로 합격해 SBS ‘출발 모닝와이드’를 맡은 후에는 매일 신문 스크랩을 하고 경제부장에게 물어가며 경제를 공부했다.

▲이혼 당시 숨쉬기도 힘들어

방송을 알아갈 무렵인 99년 6월 모 그룹 회장의 아들과 결혼했지만 10개월 만에 이혼했다. 이혼의 아픔은 어느 정도 털어냈지만 가족들이 받은 상처는 아직도 마음 아프다.

“남에게는 사소하지만 당사자는 힘들죠. 특히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이 박혀요. 대중은 1~3년이면 잊지만 당사자는 안 그래요.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일이고 이겨내도 흔적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혼을 둘러싼 추측성 소문으로 어머니나 오빠가 많이 시달렸죠. 가족들이 화살을 맞고 쓰러졌는데 뽑아 줄 수도 없었어요.”

최근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박철쇼’ 녹화를 마친 한성주는 “당사자는 시간이 필요하다. 본인은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괴롭다. 두 발로 서 있기도 힘들 텐데 박철씨는 자신이 맡은 방송을 모두 소화한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당시 심경을 에둘러 전했다.

이혼 과정도 힘들었지만 회사를 그만둔 것이 큰 아픔.

“대기업이라 알게 모르게 광고 같은 압력이 있을 수 있는데 안에서 다 막아주셨어요. 당시는 사내커플만 되도 함께 회사를 다닐 수 없는 분위기였고, 스포츠 신문이 나 때문에 SBS로 도배되는 게 너무 죄송했죠. 더 생각해 보라며 만류하시던 아나운서실 선배들이 너무 고마워요.”

지금도 후배와 선배들이 모두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농담처럼 경력 아나운서 시험에 지원하라는 말을 흘려들을 수 없을 정도로 사표낸 것은 후회된다.

▲최종목표는 사회사업가

지난해에는 1억원어치의 패물을 도난당해 구설에 올랐다. 고가시계 5점과 다이아몬드 반지 등 도난품목이 전 남편에게 받은 게 아니냐는 소문에도 휩싸였다. 에둘러 묻는 기자에게 “진짜 궁금한게 뭐냐”며 호탕하게 되물었다.

“다이아반지는 어머니가 오래도록 소중하게 보관해 온 걸 물려받은 거죠. 시계도 하와이 면세점에서 세일로 구입했는데 약간의 흠이 있는 것을 트집잡아 면세에 할인까지 받아 구입했어요. 부모님이 ‘보석은 너를 빛내주기 위한 것이지 보석만 빛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셨고, 나중에 나이들면 하려고 잘 보관해둔 것인데 차라리 원없이 사용해볼 걸 그랬어요.”

의외로 시원시원하게 털어놓는 그녀에게서 직선적이고 솔직한 성격이 드러났다.

아직 30대라서 도전하고 싶은 게 많다. 첫번째가 사회사업가. 현재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단국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연예인 봉사단에서 꾸준히 봉사도 하고 있고 장기기증도 약속했다.

“죽어서 뭘 알겠느냐고 하지만 시신 기증은 아직 좀 부끄러워요. 그래서 장기기증만 했죠. 나중에 사회사업의 꿈도 꼭 실현할 생각입니다.”

두번째는 연기다. “아직은 깜냥이 안 되지만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마지막은 결혼. “주변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소개해주는데 내가 이혼도 하고 그래서 좀 조심스럽다”면서 “하지만 혼자서 죽고 싶지는 않다”고 계획을 밝혔다.

▲뒷얘기…술 권하는 그녀

지난 토요일 오후 한성주의 전화를 받았다.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혹 기사에 안 나갔으면 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금요컬쳐클럽’ 식구들이 자기에 대해 ‘리얼’한 증언을 하겠다고 했으니 내 비리가 궁금하면 제작진에게 전화해보라”는 말을 남겼다. 기자가 주말에 홀로 집에 있는 것을 안쓰러워하던 그녀는 사실 자신도 집이라며 “우리 얼른 전화 끊고 와인을 마시며 싱글 생활을 자축하자”고 술을 권했다.

〈글 박은경·사진 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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