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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속 가수’ 밍크 “월미도서 놀다 얼떨결에 캐스팅”

예측은 보기좋게 틀렸다. ‘환상 속의 그녀’는 불가해한 존재였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가수 밍크가 지난해 3월 빌보드차트 핫댄스클럽플레이 부문 1등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장막에 가려 있었고, 우리에겐 신비주의 가수로 비쳤다. 그녀가 일본에서 한국 기자단과 첫 인터뷰를 가졌다. 이 역시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11월30일, 일본 도쿄 시부야 C.C.레몬홀 ‘한·일 팝페스티벌 2007’ 무대에 오른 직후였다.

▲자연인 ‘밍크’의 사전정보는 맞는 게 별로 없다!

‘밍크’라는 이름이 예명인 줄 알았다. 삑~! 본명이란다. 한국 이름은 ‘이밍크’.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서 따왔다는 사전 정보와는 다른 해석이다. 홍보와 진실은 일본에서도 달랐다. 이에 대해 밍크는 “엄마가 밍크를 닮았다며 지어줬다”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동물 밍크를 찾아보니, 그녀와 닮은 구석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지…. 사람들의 눈높이 역시 다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분명한 것은 그녀가 밍크보다 훨씬 예쁘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니 아무리 한국 출신이라도 국적은 일본이겠거니 미루어 짐작했다. 이 역시 삑~! 한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고, 일본 영주권이 있어 일본에서의 활동이 자유로웠을 뿐이란다. 고향은 인천 청학동이다. 물론 일본 활동에서 ‘고베’ 출신이라고 ‘출생지 위조’를 한 사실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중1 때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하다가 고1 때 한국으로 돌아와 CF 모델 등으로 활동했다”며 “2005년 일본 음반사 에이벡스 소속으로 다시 일본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빌보드차트에 오른 후 국적이 공개됐다.

▲가수 ‘밍크’도 제대로 알려진 게 별로 없다!

‘핫댄스클럽플레이’ 부문에 오른 노래는 댄스곡? 삑~! 당시 1위 곡인 ‘글로리 오브 라이프’(Glory Of Life) 역시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으로 춤과는 무관했다.

이 노래는 그녀의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을 더한 발라드 곡으로, 함께한 세션도 어쿠스틱(전자오르간, 기타, 키보드) 느낌을 배가했다. 그녀는 심지어 의자를 갖고 나와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관객도 환호를 지르며 요란을 떨기보다 조용히 노래를 음미할 뿐이었다.

밍크는 인천 월미도에서 길거리 캐스팅되어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녀는 “일본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때라 망사 스타킹을 입은 모습이 튀어 보인 듯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청바지 광고 모델을 하면서 우연히 인터넷에 올린 노래로 2만~3만 회원이 가입한 펜카페가 생겼다.

이후 일본 에이벡스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그녀는 “오디션은 가라오케에서 한번 본 것이 전부”라며 가수 데뷔가 우연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데뷔하자마자 OST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애니메이션 ‘벡실’, 영화 ‘이니셜D’, 영화 ‘푸른늑대’ 등 영화 주제가를 불렀다. 영화 ‘푸른늑대’의 주제가를 부르면서 이 영화에 나온 고아라와 친해졌다.

신비주의 컨셉트를 택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밍크의 답변은 황당했다. 그녀는 “어릴 적 투명한 유리문에 코를 두어번 부딪쳐 생긴 코 콤플렉스 때문”이라며 “이후 음반을 내면 방송활동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진출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결국 한국에 알려진 밍크에 대한 ‘핑크빛’ 환상은 오해에서 비롯된 셈이다.

〈도쿄(일본)|강석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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