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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세상]블로그미팅…소규모 극장 오픈마인드 가져야

스스로 왕따시키는 작은 극장의 폐쇄적 운영

1년에 100편 정도 개봉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 한 편 관람을 위해 서울 시내 어디든 간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DVD를 수집하고 있지만 영화는 극장에서 관람해야 제대로 관람하는 것이라는 고집이 있다.

영화 관람을 위해서 멀티플렉스를 찾는 경우 인터넷 예매를 해놓고 움직인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곳답게 예매 수수료도 없고, 포인트 적립도 쉬우며, 상영 시간표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노출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극장에서만 관람할 수밖에 없는 귀한 영화가 개봉하면 당연히 그 극장을 찾아 가야 한다. 제작 20년 만에 국내에 개봉된 ‘왕립우주군’을 보기 위해서 필름 포럼을 찾아가야 하고 12년 만에 재개봉한 ‘중경삼림’을 보고 싶으면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 가야 한다.

작은 극장의 홈페이지는 멀티플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며 예매 시 좌석 지정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극장의 상영 시간표를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극장에 가서 현장 매표소에서 직접 좌석을 체크하며 구입한다. 이럴 경우 극장의 상영 시간표를 확보하는 것이 전제된다. 하지만 상영 시간표나 전체 관객을 대상으로 해야 할 공지가 제대로 공개되어 있지 않은 극장이 많다.

좋은 영화라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 좋다. 멀티플렉스와 달리 유료 멤버십 제도를 보유한 곳도 있는데 선금을 내면 회원에 가입시키고 영화 관람 시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일반 관객이 쉽게 발길을 멈추지 않는 데서 비롯된 운영상의 어려움이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작은 극장이라고 해서 애당초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다수의 관객들로부터 유리되기를 스스로 원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10대를 대상으로는 하는 아이돌 그룹의 팬카페나 운영하는 방식인 회원 공개로 상영 시간표를 올리고 대다수의 비회원들에게는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면 영화를 볼 생각도 하지 말라’는 식의 고압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은 납득하기 어렵다. 작은 극장이 공식 카페를 마치 사랑방처럼 운영하며 소수의 열광적인 마니아를 거느리고 이들을 통해 입소문을 내 뭔가를 도모하겠다는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다.

작은 극장에 원하는 것은 대기업 소유의 멀티플렉스처럼 훌륭한 인터넷 예매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극장에 찾아올 수 있도록 상영 시간표와 공지를 홈페이지에서 누구에게나 공개하라는 것이다. 작은 극장에 묻는다. 공식 카페에 회원들의 가입이 증가하는 것과 극장에 찾아와 돈 주고 영화 보는 관객이 증가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tomin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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