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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영화계 5대 기대와 과제…‘충무로 르네상스’ 다시 오나

2008년에는 침체기에 들어간 한국영화가 되살아날 수 있을까? 지난해 11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한국 영화는 올해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우선 반 토막이 난 스크린쿼터 제도의 후유증이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불법 다운로드 파일 때문에 부가시장 붕괴돼 수익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반해 톱스타 정지훈·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입 성공 여부도 판명난다. 2008년 주목해볼 한국 영화의 5대 현안을 짚어보았다.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

#잃어버린 관객의 마음을 되찾아라=현재 한국 영화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잃어버린 관객들의 신뢰다. 관객들은 더 이상 한국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영화계에서는 1999년 ‘쉬리’처럼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와 호감도를 높여줄 영화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김유진 감독의 ‘신기전’, 정지우 감독의 ‘모던보이’에 거는 기대가 높다. 이 영화들은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인 대작인 데다 충무로 최고 실력파 감독들이 연출을 맡고, 톱스타들이 출연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영화가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빼앗긴 관객들의 마음을 되찾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정지훈·전지현 주연작 미국 개봉 -

#한국 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지난해부터 줄기차게 들려온 한국 톱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 성적표가 드디어 나온다. 먼저 정지훈(비)이 출연한 액션물 ‘스피드 레이서’가 오는 5월 전세계 동시 개봉될 예정이다.

전지현 주연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오는 8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미 메이저 배급사와 막판 협상 중이다. 또한 장혁이 주연을 맡은 한·미 합작 영화 ‘댄스 오브 더 드래곤’도 상반기에 북미지역에서 개봉된다. 한국 최고 인기 스타인 이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할리우드 진출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스크린쿼터 축소 대책 ‘발등의 불’ -

#스크린 쿼터 축소 후유증=지난 12월에 개봉된 영화 ‘내 사랑’은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황금 나침반’ 등의 강세에 극장을 잡지 못해 흥행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을 현재 200여개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멀티플렉스에서 객석이 가장 작은 관을 배정받거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교차 상영되고 있다. 이런 일은 앞으로 더욱 많이 일어날 전망이다. 더 이상 한국 영화 의무 상영을 할 필요없는 극장에서는 시장논리에 따라 규모가 크고 흥행성이 높아 보이는 작품을 틀고 있다. 규모와 자금에서 밀리는 한국영화가 어려움을 더욱 겪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 관람료 1만원으로 인상론 들썩들썩 -

#영화 관람료 인상되나?=지난해 연말부터 영화계에서 영화 관람료를 1만원으로 올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제작비와 마케팅비 상승으로 한국 영화 수익률이 극도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고 5년째 8000원으로 묶여 있는 현재 관람료로는 수익을 맞추기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영화계 내에서도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현재 가뜩이나 전체 관객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관람료 인상은 시장 상황을 더 악화시킬 거라는 주장이다.

- SKT·KT 등 영화사업 속속 진출 -

#제작 편수는 줄어들까?=지난해 한국 영화는 무려 110편이나 극장에 간판을 걸었다. 또한 20여편이 몇 년째 개봉되지 못하고 창고에서 썩고 있다. 시장 상황을 고려치 않은 과잉 제작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10편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흥행 실패로 올해에는 한국 영화 제작 편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SKT, KT 등이 본격적으로 영화사업에 진입하고 기존의 메이저사 쇼박스, CJ, 롯데도 공격적인 경영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제작 편수는 여전히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투자가 좀더 신중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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