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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위토크]‘추격자’ 김윤석 “첫 주연…20년 내공 다 쏟았죠”

일주일 추격신 정말 죽는줄 알아…영화제 상보다 관객 성원 받고파

‘대기만성(大器晩成).’ 영화 ‘추격자’의 주인공 김윤석(42)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연극계에서 단단한 내공을 쌓은 후 늦은 나이에 충무로와 여의도에 진출한 그는 매 작품 자신이 ‘타짜’에서 연기한 ‘아귀’처럼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패를 던지며 존재감을 쌓아나가고 있다. 특히 신예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시사회에서 주목할 만한 기대작으로 떠오르면서 김윤석을 흥분시키고 있다.

#순박한 아저씨부터 야수의 눈빛까지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은 ‘추격자’에서 맡은 악덕 보도방 업자 엄중호가 아닌 선한 미소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순박한 아저씨 같았다. 하지만 순간순간 ‘타짜’의 아귀의 눈빛이 튀어나와 사람을 긴장시켰다. 조심스럽게 “인간 김윤석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폭소를 터뜨렸다.

“아주 평범한 사람이에요. 친구들과 술 한잔하는 것 좋아하죠. 가장으로서는 낙제점이에요. 그러나 직업이 직업인 만큼 에너제틱한 부분이 있긴 있어요. 하지만 극중에서 연기한 인물들처럼 특이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아요. 긴장하지 마세요. 하하하.”

김윤석은 아주머니 팬들이 많다. 지난해 출연한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 이후 인기가 급증했다. 악역이지만 순간순간 엿보이는 인간적인 면들이 여심을 뒤흔든 것이다.

“욕 먹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아해줘 놀랐어요. 나쁜 남자이지만 허술한 면 때문에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아무튼 아줌마들이 좋아해준다니 기분 나쁘지는 않은데요. 하하하.”

#몸과 마음을 다한 ‘추격자’

영화 ‘추격자’는 경찰 출신 보도방 업자 엄중호와 희대의 연쇄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의 대결을 그린 범죄 스릴러물. 연쇄살인범을 쫓는 역할을 맡은 김윤석은 마흔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실감나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엄중호가 지영민과 동네 골목을 누비며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압권이다.

“일주일 동안 찍었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워낙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거든요. 하루 찍고 다시 못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몸이란 게 신기하더라고요. 또 뛰니까 뭉쳐 있던 근육이 풀리면서 뛰게 되더군요. 주위에서 시사회를 보고 제 와이프에게 ‘정말 고생했겠다’며 ‘잘해주라’는 소리를 많이 해요. 그러나 다음날 아침 반찬은 똑같더라고요. 하하하.”

그는 함께 출연한 후배 하정우·서영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우 나이 또래에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는 없어요. 정우가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만세를 불렀어요. 서영희도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여배우 중 그렇게 용기 있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두 사람 모두 촬영 내내 캐릭터들과 씨름을 하고 있는 게 공기로 느껴졌어요.”

#관객의 성원이 최고의 상

3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김윤석은 러브콜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결정을 ‘추격자’ 개봉 이후로 미뤘다. 그만큼 이 영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의리 때문이죠. 나감독은 14일 개봉일 전까지 영화를 계속 손보고 있어요. 그런데 내가 벌써 다른 배를 갈아타면 안 되죠. 하하하. 개봉시키고 난 후 결정해도 늦지 않아요.”

‘추격자’에서의 연기로 올해 영화제 연기상을 노려볼 만도 하다. 김윤석은 이런 질문에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게 이미 나에게 최고의 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상 받으면 기분 좋겠죠. 하지만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 더 행복해질 것 같아요. 정말 관객들에게 대한민국 영화계에 나홍진이라는 정말 재능 있는 감독이 나왔다는 건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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