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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rpm ‘우주인’ 시도하려다 돈없어 헬멧만…‘헬멧 패션’ 인기몰이

이현배, 박재진, 최경욱으로 구성된 힙합3인조 45rpm(사십오알피엠)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KBS ‘윤도현 러브레터’, MBC ‘음악중심’ 등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도 끝내 검은색 헬멧을 벗지 않은 신비주의(?) 전략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에는 이 팀이 왜 그러는지, 그리고 독특한 팀 이름은 어떤 뜻을 갖는지에 대한 질문도 자주 오르내린다.

선배 가수 정훈희의 피처링, 그리고 그의 과거 히트곡 ‘그 사람 바보야’의 샘플링 등이 어우러지는 이들의 타이틀곡 ‘살짝쿵’도 일찌감치 인기곡 순위에 들었다.

인기 검색어로 자주 거론되는 45rpm에게 왜 헬멧을 뒤집어썼는지 물었다. 영화 ‘복면달호’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는 아니냐는 질문도 던졌다.

“방송할 때 수염을 안 깎아도, 머리와 메이크업을 안 해도 돼서 오히려 편하기만 한데요. 남들 메이크업하고 무대에 설 때 우리는 그냥 헬멧 캡만 내리면 되지요. 하하.”

타이틀곡의 분위기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들기에 우주인 컨셉트로 무대를 갖자는 의도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돈이 만만치 않게 들면서 다른 장비들은 모조리 제외되고 헬멧만 남게 된 거란다. 45rpm은 일이 좀 커지면서 오히려 헬멧을 벗을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몇 번 무대에 소개한 후 헬멧을 벗어부칠 생각이었으나 그냥 쭉 가기로 했다.

대중이 궁금해하는 팀명에 대해서도 이들은 친절한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자동차 엔진의 rpm은 저희와 무관해요. 과거 사용했던 턴테이블에 ‘33rpm’ ‘45rpm’ 두 가지 레벨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세요? 판을 좀 빨리 돌리고 싶을 때 ‘45rpm’에 맞추곤 했었지요. 특별한 뜻도, 정의도 없고요, 그저 어감이 좋아서, 또 좀 다른 음악을 하고 싶어서 그걸 팀명으로 쓰게 됐지요.”

자신들을 좀 멋지게 ‘포티파이브알피엠’으로 부르든, 그냥 ‘사십오알피엠’으로 부르든 상관치 않는다 했다.

자유분방하고 괴상한 느낌까지 자아내는 이들은 사실 음악계에서 ‘뼈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랄 수 있다.

DJ DOC의 이하늘이 이끄는 힙합 주요 명가 중 하나인 ‘부다사운즈’를 대표하는 힙합팀이자, 최근 또 다른 명가 ‘YG’를 이끄는 양현석의 도움까지 이끌어낸 화려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미 99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언더그라운드를 두루 평정했고, 멤버 이현배는 이하늘의 친동생으로 형과 도무지 구분이 안 될 만큼 흡사한 랩솜씨와 음색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45rpm은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 계파 소속 힙합가수인 라임버스, 리오, 레드락, 마부스 등과 동고동락하며 음악을 익혀왔다. 쌀이 떨어지면 이하늘이 업소행사를 뛰면서 이들의 생활비를 댔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45rpm은 지난 2005년 양현석이 “뛰어난 팀의 음반 제작에 나도 한번 동참해보고 싶다”며 도움을 제공해오면서 1집 ‘리기동’을 발매했다. 당시 가요계에서 제법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3년 만에 앨범이 나오게 된 것을 두고 45rpm은 “빅뱅한테 밀려서 그렇게 됐다”면서 “이제 그들도 잠시 쉬니 당분간은 우리 단독 무대가 될 것”이라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 정말 열심히 음악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잘돼서 부다사운즈 동생들 먹여살리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이)하늘이 형도 빚이 많아요. 빚을 ‘까주는’ 그런 동생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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