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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사랑]‘슈주’ 예성이 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비오는 날을 좋아하게 만든 영화

내 취미는 영화 DVD를 모으는 것이다. 슈퍼주니어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는 극장에 자주 갈 수 없어 주로 DVD로 영화를 본다. 장르는 가리지 않고 DVD를 모으고 있는데 현재 수백장을 모았다. 진짜 영화 마니아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나에게는 보물 1호들이다. 숙소나 이동 중 밴 안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를 보곤 한다.

이제까지 본 영화 중 일본 멜로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우선 떠오른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는데 영화는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해 DVD를 구해 영화를 보게 됐다. 지방 스케줄로 이동하던 중 밴 안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너무 슬퍼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

영화의 주인공은 1년 전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는 어설픈 아빠와 똘똘한 초등학교 1학년생 아들이다. 1주기가 되던 비 오는 날 이들 부자(父子) 앞에 여주인공이 거짓말처럼 다시 나타난다. 하지만 그녀는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다. 아빠와 엄마는 자연스럽게 두번째의 사랑을 이어가고 아이는 돌아온 엄마 때문에 행복감에 젖는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은 이어지지 않는다. 엄마는 비의 계절이 끝나는 6주 뒤에 떠나야 한다는 운명을 가진 것. 이때부터 눈물 어린 이별이 시작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따뜻한 감성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바쁜 일상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여유의 미를 알게 해주었다. 마지막에 남녀 주인공이 해바라기 밭에서 만나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마지막 반전이 감동을 더욱 증폭시켰다. 음악도 정말 좋아 영화를 보고나서 곧장 OST를 구입해 즐겨 듣기도 했다. 여주인공인 다케우치 유코의 섬세한 감성 연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모든 남성의 마음을 움직일 듯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받은 가장 큰 영향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원래 비 오는 날을 무척 싫어했다. 영화 속에서 가족끼리 파스텔톤 색깔의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나도 비 오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예쁜 우산을 쓰고 걸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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