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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口]‘뛸 수만 있다면…’ 윤재국의 말못할 아픔

몸이 재산인 프로 선수들. 조금만 아파도 곧바로 구단에 보고를 하고 치료를 받는다. 프로 세계에서는 그게 맞다. 하지만 데뷔 후 5번째 팀에서 어렵게 기회를 잡은 선수는 그럴 수 없었나 보다. 참고 뛰다 결국 탈이 났다.

한화 외야수 윤재국(33)이 부상을 참고 뛰다 결국 ‘눈물의 고백’을 하고 짐을 쌌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23일 잠실 LG전에 앞서 윤재국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윤재국이 청주에서 옆구리를 다쳤는데 말을 않고 뛰었던 모양이다. 어제 빗속에서 경기를 치르다 통증이 심해졌는지 결국 얘기를 하더라”고 설명했다.

윤재국은 지난 17일 청주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이도형의 끝내기 안타 때 홈으로 슬라이딩하다 오른 옆구리를 다쳤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다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윤재국의 야구인생을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하다. 98년 쌍방울에서 데뷔했으니 프로 11년차다. 그런데 팀을 네 차례나 옮겼다. 친정 팀 쌍방울이 사라지고 새로 창단된 SK로 갔다. 2001년 롯데로 트레이드된 뒤 3년 만에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나 싶었지만 경기 중 LG 투수 서승화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돼 시즌을 접었다. 병역 비리에까지 연루되면서 2006년까지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복귀해 ‘반짝’ 한 윤재국은 12월 5000만원에 현금 트레이드 돼 5번째 팀인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로 와서도 추승우-클락-고동진의 외야 라인에 밀려 벤치를 지켰던 윤재국은 15일 청주 히어로즈전부터 우익수로 나섰다. 고동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렵게 잡은 기회였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았나 보다. 주전 출격 사흘 만에 옆구리를 다친 윤재국은 일주일 동안 참고 뛰었다. 하지만 아픈 데는 장사가 없었다. ‘이실직고’한 윤재국은 대전으로 내려갔고 빈자리에는 고동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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