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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라이벌 9년만에 트레이드…이재영 LG행·최승환 두산행

두산과 LG가 9년 만에 트레이드를 했다. 두산은 3일 LG로부터 포수 최승환(30)과 외야수 이성열(24)을 영입했고, LG는 투수 이재영(29)과 내야수 김용의(23)를 받았다. 두산과 LG의 가장 최근 트레이드는 99년 1월22일에 두산이 김상호와 류택현을 LG에 주고 현금 1억원을 받은 트레이드다. 두산(OB)과 LG의 선수 간 트레이드는 90년 1월22일에 김상호(LG→OB)와 최일언(OB→LG)을 맞바꾼 게 가장 최근이다.

△두산의 의도

3일 LG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이성열이 부산 롯데전에 바로 선발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나서 경기하고 있다. 부산 | 김기남기자

두산은 포수가 필요했다. 이번 트레이드도 두산이 포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성사된 것이다.

홍성흔이 외야수로 전향했고 김진수가 4월에 왼쪽 무릎 인대 수술을 한 상태여서 두산에는 주전 포수 채상병이 부상당해 빠지면 메울 자원이 없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고졸 신인 포수 김재환·최재훈 등에게 그 공백을 맡기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두산은 8개 구단에 포수를 구했는데 영입이 성사된 구단이 LG다. LG 유니폼을 입게 된 이재영은 두산에서 부담감이 심했다. 김감독은 이재영에 대해 “편하게 던지면 되는데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투수와 포수를 1대1로 트레이드하기에는 균형이 맞지 않아 두산은 LG로부터 이성열을 받았다. 이성열 영입은 김감독이 이번 트레이드에서 크게 만족해하는 부분이다.

6번 타순에 힘을 가지고 있는 타자가 필요했는데 이성열이 이를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유재웅에 대해서는 “특색이 없었다”며 “힘이 있는 선수인데 간간이라도 큰 것을 쳐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LG의 의도

에이스 박명환(31)의 어깨 부상으로 고심하던 LG 김재박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한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김감독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앞서 “양팀 모두 필요한 부분을 채운 것 같아 만족한다”며 “우린 투수가 필요했다”고 이재영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감독은 마운드를 높이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외야수 이성열과 포수 최승환을 내주고 선발과 마무리가 가능한 이재영을 데려왔다.

김감독은 이재영을 불펜이 아닌 선발로 투입해 박명환의 부상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김감독은 “오늘 불펜 피칭을 한 이재영은 내일모레(5일 잠실 삼성전) 선발로 올릴 생각”이라면서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시즌 중간 계투로 시작한 이재영은 2군에서 선발 투수 수업을 착실하게 쌓았다. 2군 성적은 7경기에 출전해 2승1패, 방어율 3.82를 올렸다.

이재영은 지난달 29일 롯데 2군 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하며 새로운 보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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