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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올여름 유일한 공포영화 ‘고사’

호러물 특성살린 탄탄한 줄거리

스크린 데뷔한 남규리도 합격점

무섭긴 무섭다.

올 여름 유일한 한국 공포 영화 ‘고사: 피의 중간 고사’(이하 고사, 감독 창)는 공포 영화로서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해낸다. 장르 특성상 극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요 타깃인 청소년층의 지지를 받을 만한 요소는 충분히 갖고 있다. 러닝 타임 내내 슬금슬금 찾아오는 공포가 관객들을 계속 비명지르게 만든다. 또한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성적지상주의’가 양산한 기형적인 우리 교육 현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수능을 약 200여일 앞둔 어느 토요일,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모범생들만을 위한 특별엘리트 수업이 진행되는데 이곳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마는 ‘문제를 시간내에 맞히지 못하면 한명씩 죽이겠다’고 선언하고 의리파 여고생 이나(남규리)와 킹카 강현(김범), 교내 최고 인기 교사인 창욱(이범수), 영어선생 소영(윤정희)은 이에 맞서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친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배우들의 연기다. ‘고사’로 스크린 데뷔를 한 인기그룹 ‘씨야’의 멤버 남규리는 첫 영화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가수가 아닌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합격점을 줄 만하다. 이범수도 기대대로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연기파 배우’라는 호칭은 아무나 듣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알게 해준다.

‘고사’가 데뷔작인 창 감독은 음향과 시각효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공포 영화를 지양하고 탄탄한 줄거리로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살인범의 살인방식이 미국 공포 영화 ‘쏘’를 연상케 하지만 한국적인 상황을 잘 살리면서 공포 영화 마니아들을 매혹시킨다. 그러나 공포물이라는 장르 특성상 극구성에 허점이 순간순간 눈에 띄고 잔인한 장면을 자제해 공포의 강도가 약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10대를 타깃으로 한 전형적인 ‘팝콘무비’다. 마음을 비우고 극장을 찾으면 충분히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공포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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