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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분단시대가 낳은 비극적 운명…끝 그리고 시작

분단국가의 아픈 현실을 담은 묵직한 소설이 나왔다. 소설가 김명조는 대북 특수조직 책임자의 탈출기를 담은 ‘끝 그리고 시작’(김명조 지음, 문화수첩)을 통해 시대가 낳은 희생자의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한다.

정권 교체로 남북 관계에 퍼진 해방무드는 사라진다. 혼란스러운 틈에 정보부 극동국장 허준기가 살해되고 그의 부인인 대학병원 신경외과의사 심은희가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하지만 첫 공판에서 그녀는 ‘고문을 받고 허위로 자백했다’고 고백하면서 법정에 파문을 일으킨다. 심은희의 빈틈없는 진술, 공범으로 지목된 정치부 기자 이재훈의 자살이 이어지면서 사건은 미궁 속에 빠진다.

소설은 이때부터 진실을 놓고 양 측이 팽팽히 맞서는 스릴러와 첩보물 사이를 오간다. 수사를 지휘하는 엘리트 주임검사 진한수는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파헤치기 위해 치밀한 조사를 시작하지만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진실의 실체는 주인공은 물론 독자들의 호흡을 가쁘게 만든다. 저자는 무거운 안개처럼 퍼지는 진한수의 내레이션을 화자로 택해 긴장을 더했다. 406쪽,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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