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운동이 심장 크기·모양 바꾼다

마라톤·수영 등 심실 확장, 역도는 두꺼워져

운동없이 갑자기 맥박 ‘뚝’ 심장건강 경고등

‘당신의 심장은 몇분의 몇박자로 뛰십니까?’

39살의 봉달이 이봉주는 그동안 39회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생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베이징올림픽에서 뛴 이봉주의 ‘심장’은 그가 가진 지구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올림픽의 역도 역사를 다시 쓴 장미란 선수, 한국 수영의 신기원을 이룬 박태환 선수 등은 남들과 다른 심장이 있다.

심장전문의에 따르면 스포츠 종목과 심장의 크기, 특히 좌심실의 크기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역도, 투포환 등 근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운동의 경우, 심실 중격(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의 벽)과 후벽의 두께가 일반인들보다 더 두껍게 단련된다고 한다. 원인은 순간적인 힘의 사용으로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심장에는 압력에 대한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높아지는 압력에 대비해 심장의 벽이 두꺼워지게 되는 것이다.

마라톤과 수영, 사이클과 같은 장거리, 장시간이 소요되는 운동은 좌심실의 내경이 커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혈액을 방출해야 하는 심장으로서는 용량과부하가 증가해 혈액이 심장에 들어오는 좌심실에 확장기 부하(pre-load)가 증가하게 된다.

마라톤이나 사이클처럼 지구성 트레이닝에 단련된 운동선수의 경우, 심장의 모양이 다르면서 동시에 심박수 또한 일반인들보다 느리면서 강하다. 즉 운동선수들의 심장은 일반인의 심장보다 좀 덜 뛰지만 일반인들의 3배에 해당하는 혈액을 한번에 내보낸다. 심한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심박수가 빠르게 뛰지 않아 숨이 덜 차게 되면서 상당한 시간 동안 일정한 지구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분당 60~80회의 심박수를 가진 반면 운동선수들은 평균 50회 내외의 심박수를 가진다. 국가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심박수는 1분당 38~40회이며, 축구선수 박지성도 같은 심박수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으로 심장의 구조와 맥박수 등이 바뀌는 것.

일반인의 경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데 심박수가 60회 미만이라면 대부분 체질적으로 느린 것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하지만 간혹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병에서 맥박이 느리게 나타나기도 하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약물을 복용하는 과정에 심박수가 느려지는 경우도 있다. 평소 정상 맥박수를 보이다가 갑자기 맥박이 느려지면서, 혹은 불규칙해지면서 어지럼증, 실신, 혹은 호흡곤란을 경험했다면 서둘러 심장전문의를 찾아 부정맥 및 갑상선기능 검사 등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효순기자 ·도움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장 김종진 교수>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