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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고개숙인 별 “아, 옛날이여”

류샹 기권에 비난 폭탄

가이, 부진에 바통 실수 ‘설상가상’

타이슨 가이, 계순희, 그랜트 해킷.

‘모든 스타가 베이징에서 웃은 건 아니었다.’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51개로 종합 1위를 했지만 대다수 중국인은 금메달 1개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남자육상 110m 허들 세계 기록 보유자인 류샹(25)이 발목 부상 탓에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서다.

중국의 국민영웅 류샹은 지난 18일 110m 허들 예선 경기를 앞두고 돌연 기권했다. 경기장에 나와 몸을 풀었고 출발선에도 섰지만 같은 조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네덜란드)의 부정 출발로 경기가 한차례 지연된 뒤 레이스를 포기했다.

선하이핑 코치가 기자회견을 열어 “류샹이 경기 직전까지 극심한 부상 통증에 신음했다”며 기권 배경을 설명하고 시진핑 부주석이 위로 전문을 보내며 ‘어쩔 수 없는 기권’이란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대다수 중국인은 ‘배가 불렀다’며 류샹을 비난했다. 아프다는 말은 핑계일 뿐 실은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을 못이기고 기권했다는 것이다.

미국 육상의 자존심 타이슨 가이(26)도 베이징올림픽에서 악몽을 꿨다. 100m·200m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남자 400m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가 바통을 놓치는 ‘돌발영상감 실수’를 저질렀다.

남자 수영 400m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메달권에서 벗어났던 그랜트 해킷(27)은 주종목인 1500m 우승을 노렸지만 그도 실패했다. 튀니지의 오사마 멜룰리에게 뒤져 은메달에 그치며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마쳤다.

미국 여자 수영의 대들보인 케이티 호프 역시 5관왕을 노렸지만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만 목에 걸었다.

유도 여자 57㎏급에 출전한 북한의 계순희(28)는 2회전에서 탈락했고, 일본의 다니 료코(33)는 48㎏급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유도 여제들도 가는 세월 앞에선 무기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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