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최진실, 악플이 죽였다” 동료·네티즌 공분

사망 기사에도 버젓이 악플

주요 포털 댓글 못쓰게 조치

“엄연한 범죄” 자성론 높아져

최진실을 자살로 내몬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 악플’에 대한 자성론과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최진실은 최근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악성 댓글, 일명 ‘악플’로 고통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악플은 고 안재환과 관련된 것으로 ‘최진실이 사채업을 하면서 안재환에게 빌려준 25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그를 협박해 죽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 악성 루머는 안재환이 숨진 뒤 포털사이트나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퍼져나갔으며 최진실을 인면수심의 사채업자로 몰았다.

최진실은 악플을 퍼뜨린 증권사 여직원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진실은 숨지기 몇시간 전에 취한 상태에서 모친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와 상관 없는데 나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실을 괴롭혔던 악플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진실씨 잘 죽었어요’ ‘미친X 죽고 난리야’ ‘개나 소나 자살해’ 등 망자를 모욕하는 악플이 최진실의 인터넷 미니홈피 방문록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

연예인을 향한 악플의 위험성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1, 2월 잇따라 자살한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도 성형 및 연기력 논란 등에 대한 악플로 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악플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번에도 다름없었다. 최진실 소식을 접한 탤런트 최수종은 “사망 기사에도 악플이 달린 것으로 보고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분노했으며 가수 하리수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악플쓰는 쓰레기 같은 인생들”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악플의 공격은 유명인에 그치지 않고 일반인에까지 가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다이어트 성공사례로 SBS TV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했던 한 여고생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하기도 했다. 이 여학생은 인기 그룹 한 멤버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그룹 팬클럽 회원에게서 무차별적인 비방과 모욕 등을 당했다.

따라서 악플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네티즌은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섹션 청원 코너에는 2일 하루에만 악플러 처벌과 관련한 청원이 여럿 올라왔다. ‘인터넷 실명제 그리고 처벌’ 청원에는 서너시간 만에 500여명이 서명에 동참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문화 전반에 대한 이용자의 자성도 제기됐다. 악플은 쓰거나 퍼나르는 것도 범죄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 연예인들도 인터넷 악플에 대해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의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한편 악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팽배해지자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등 포털사이트들은 최진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으며 사단법인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는 다음달 7일을 ‘선플의 날’로 선언하고 이달 중순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선플달기 행사를 전국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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