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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트레이너’ 더원 “동방신기·태연, 多 내손 거쳤죠”

데뷔 10년차 신비주의 벗고 3집

마니아 사이에선 실력파로 정평

가요계에는 아주 유명한 노래 선생이 2명 있다. 한명은 여자가수 박선주, 그리고 또 한명은 남자가수 더 원(The One)이다.

더 원의 경우에는 특히 마치 신비주의를 택한 것마냥 일부 인기곡을 제외하면 그다지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가수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자신의 보컬 트레이너가 더 원이었다’는 식의 전언만이 그의 근황을 알리곤 했다. 10대 음악팬들에게는 몇가지 일화에 힘입어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멤버 태연의 ‘무서운 보컬 샘(선생)’으로도 불려졌다.

더 원이 이제 자신을 보다 널리 알리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는 최근 아찔한 노래 솜씨가 담긴 정규 3집 ‘더 라스트’를 발표하고 다채로운 TV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궁금하다 못해 신기해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얼굴을 잘 몰라보는 분들도 많을 거고요.”

더 원의 그간 행적은 잔잔하면서도 화려했다. 올해로 벌써 데뷔 10년차인 그는 ‘스페이스A’라는 혼성 팀의 일원에서 처음 무대에 섰다. 더 원은 “데뷔 무렵 댄스가수가 대세를 이룰 때였다”면서 “너무 나하고는 맞지가 않아서 1집 후 바로 탈퇴했다”고 뜻밖의 프로필을 귀띔했다.

2002년 더 원이라는 이름으로 첫 1집을 냈고, 2004년에는 극찬을 하던 김현철의 회사에서 2집을 출시했다. 이후 드라마 ‘장미빛 인생’과 드라마 ‘사랑할게’, 드라마 ‘궁’의 OST로 목소리를 안방시청자들에게 전해왔다.

그는 지난해 출격한 가수 ‘SIC’의 제작자로 한때 나선 적도 있다. 더 원은 “전재산을 털었다가 크게 손해를 봤고, 이후 사우나에서 생활하는 등 좀 힘든 시절도 보내야했다”고 객쩍어했다.

TV 활동을 자제해온 것에 대해 물었다.

“사실 방송이 내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갖고 살았습니다. 방송을 안나간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제는 대중가수로서의 운명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어떤 색깔을 가졌는지 많이 보여주는 것이 대중가수의 중요한 자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의 노래 솜씨를 알고 싶으면 두말할 필요없이 그의 과거 노래나 현재의 신곡 중 하나만 골라 들으면 된다. 새 앨범의 수록곡인 애절한 R&B곡 ‘죽도록’은 걸죽한 목소리에 이른바 ‘지르는’ 창법으로 소름을 돋게 한다.

이밖에 미디엄 템포의 ‘비코즈 오브 유’, 발라드곡 ‘만나지 말자’ 등 총 14개 트랙이 귀와 마음을 적신다. 정평이 나 있는 노래 실력에 대해 그는 “보컬 트레이너가 돼야겠다고 연습했던 것이 아니라 가수가 되고자 했던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면서 “내가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수들이 죽으라고 덤비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래를 익힌 방법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20대 초반에는 당시 마땅히 노래를 가려쳐주는 곳이 없었기에 그냥 수년간 매일같이 8시간이 넘게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부르고 연습하는 방식을 썼다”면서 “마치 보따리상처럼 큼지막한 가방을 들고 다녔다. 100여개의 음반을 지니고 있어야 마음이 편했다.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가수들이 출연해 부르는 모든 곡을 한주 내내 연습하는 방법도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수활동 외에 내년 보컬 아카데미를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언젠가는 음악 전문 고등학교를 설립하겠다는 의욕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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