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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59% “아이디는 또다른 내 이름”

본지·싸이월드 공동 ‘인터넷 실명제’ 설문

응답자 52% “실명 쓸 때처럼 행동 조심”

최진실 자살 이후 여당은 익명성으로 사이버범죄가 줄지 않는다며 인터넷 실명제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여론도 악플 방지를 위해 인터넷 실명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인터넷 환경이 실명제 기반이며 익명이라고 말하는 아이디(ID)가 사이버공간의 또다른 실명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스포츠칸과 싸이월드의 서비스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티즌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로도 악플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응답자 1279명 중 절반 이상인 53.24%(681명)가 ‘아이디로도 실명을 확인할 수 있어 제한적 본인확인제로도 악플을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란 댓글을 쓸 때 실명을 확인하도록 한 것으로 아이디로 쓴 댓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책임을 묻기 위해 2007년부터 도입된 제도다.

반면 ‘아이디 뒤에 실명을 숨겼다는 생각에 책임없이 행동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실명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37.6%(481명)에 그쳤다.

악플 등 사이버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익명성의 아이디와 관련, 아이디도 사이버공간의 또다른 나인 만큼 실명을 쓰는 것처럼 책임있는 행동을 한다는 네티즌이 많았다. ‘사이버공간에서 아이디로 활동할 때와 실명으로 할 때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1279명 중 52.07%(666명)가 ‘아이디도 또다른 나이기 때문에 실명을 쓸 때처럼 조심한다’고 답했다. ‘실명이 아니기 때문에 남들이 나를 모른다는 생각에 좀더 자유롭게 행동한다’는 대답은 43%였다.

‘온라인 상에서 쓰는 아이디를 사이버세상의 또다른 자신의 이름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9.18%(757명)가 ‘그렇다’고 했다. 아이디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아이디는 아이디고 실명은 실명’이라며 분리해 생각하는 네티즌은 38.31%였다.

온라인 상에서 주로 쓰는 아이디 개수에 대해서는 51.75%가 2~3개라고 했으며 1개라고 답한 네티즌도 22.98%나 됐다. 주 아이디가 1~3개인 네티즌이 10명 중 7명꼴인 셈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지금의 사이버세상은 실명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사이버 병폐를 줄여가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 잘못인지 네티즌 스스로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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