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연예계 숨은 멘토들]①연기를 예술로 만드는 ‘미다스의 손’

강마에 만든 서희태 감독 “김명민 폼은 지휘자”

한국화 이종목 교수 “신양·근영 필치·감성 소질”

정두홍 무술감독 “채시라 진짜 독종이에요”

최근 전문직 드라마가 각광을 받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전문직의 세계가 리얼하게 펼쳐지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낯설고 생소한 직업이기에 촬영 전부터 최상의 배역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그런 배우들 곁에는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언을 하며 도와주는 숨은 멘토들이 있다. 인기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중인 숨은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레이디경향 11월호에서 발췌, 재구성했다.

김명민을 지휘자 강마에로 만든 서희태 예술감독(오른쪽)

▲김명민을 강마에로 만든 서희태 예술감독

MBC 수목극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깐깐하고 냉철한 지휘자 역을 맡은 김명민은 “진짜 지휘자보다 더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찬사가 가능했던 것은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서희태 예술감독에게 사사받은 덕분이다.

서감독은 “6개월 전부터 지휘의 기본부터 연습했는데 김명민은 굉장히 명석하고 프로근성이 강한 배우라 이른 시일 내에 좋은 모습으로 발전했다”면서 “내가 괜찮다고 말해도 본인이 성에 안차서 밤샘 촬영을 하고도 새벽에도 레슨 받으러 올 정도”라고 밝혔다. 또 김명민은 서감독에게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자문을 구하며 캐릭터 연구에 몰두해 고집스럽고 거만한 강마에를 만들어냈다.

“지휘를 하려면 기본만 5~6년을 배워야 한다”고 전제한 서감독은 “김명민이 실제 오케스트라 지휘는 할 수 없겠지만, 폼은 실제 지휘자보다 더 훌륭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신양과 문근영에게 한국화를 지도하고 있는 이종목 교수(오른쪽)

▲박신양, 문근영에게 한국화를 가르친 이종목 교수

SBS 수목극 ‘바람의 화원’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역을 맡은 박신양과 문근영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이종목 교수로부터 한국화를 배웠다.

배우 감우성의 선화예교 시절 스승이기도 한 이종목 교수는 당초 신윤복이 여자라는 설정과 훌륭한 문예가였던 김홍도가 희화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바람의 화원’에 참여를 꺼렸다. 그러나 영화 ‘서편제’가 판소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듯이 ‘바람의 화원’을 통해 한국화가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했다.

이교수는 촬영 두달 전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박신양과 문근영에 대해 “문근영은 그림을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 금세 기법을 익혔다. 박신양도 촬영 때 남다른 필치와 감성을 보여줬다”며 둘 다 예술적인 기질이 있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천추태후 채시라의 무술을 지도하고 있는 정두홍 감독(오른쪽)

▲채시라를 여걸로 변신시키고 있는 정두홍 무술감독

KBS2 ‘천추태후’를 촬영하고 있는 채시라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무술감독 정두홍으로부터 액션 연기를 배우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태권도 4단, 합기도 5단, 격투기, 유도, 킥복싱, 검도, 복싱 등 실력이 뛰어나 그를 거쳐 무술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배우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정감독은 지난 5월부터 무술 지도를 시작한 채시라를 ‘독종’이라고 표현하며 혀를 내둘렀다.

“채시라는 액션 역할을 처음 맡았으니까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둘째 아이가 아직 어린데도 불구하고 오전 7시에 파주에 도착해 오후 5시까지 하루 10시간씩 정말 열심히 한다”고 설명했다. 정감독은 채시라의 열정 덕분에 단시간 내에 웬만한 남자배우 못지않은 무술인으로 만들었음을 내비쳤다.

▲김혜수와 신민아에게 춤을 지도한 곽용근 안무감독

MBC 무용단 수석 무용수 출신으로 안무가로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곽용근 안무감독은 최근 영화 ‘모던보이’의 김혜수와 ‘고고 70’의 신민아에게 춤을 가르쳤다.

곽용근 감독은 전지현의 테크노 섹시댄스, 이효리의 ‘처음처럼’ 댄스, 박기웅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스카이’의 맷돌춤을 만들어냈다. 영화, 뮤직비디오, CF를 아우르며 그동안 200편이 넘는 작품에 참여했고, 춤이 나오는 CF는 대부분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곽감독은 김혜수를 ‘언제나 열심히 하는 자기표현에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10년 전 춤을 못추는 바람에 48시간을 꼬박 촬영한 경험이 있는 신민아에 대해 ‘시간이 약’이라며 “그동안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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