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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은퇴한 심정수 “걸을 때도 무릎이 아팠다”

15년 선수 생활 접고 미국 유학 준비

 심정수(33·삼성)가 17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심정수는 선수 생활을 포기한 심경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무릎이 아닌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데요. 이럴 줄 알았으면 기자회견을 할 걸 그랬어요.”

 심정수는 “오전부터 전화 벨소리가 그치지 않아 머리가 아플 정도”라면서 “차라리 은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웃었다.

 심정수의 은퇴 발표는 다소 의외였기에 주변의 관심이 쏟아졌다.

 올해 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심정수는 내년 시즌 명예 회복을 위해 경산에서 구슬땀을 쏟았다. 아무도 심정수가 한창인 나이에 유니폼을 벗을 줄을 몰랐다.

 하지만 심정수는 고질적인 왼쪽 무릎 통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로 했다.

 심정수는 “물론 야구를 그만둔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미련도 남는다. 하지만 진통제를 먹고 야구했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년 시즌에도 정상적으로 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은퇴를 결정했다. 지금 선택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심정수는 지난 10월말부터 은퇴를 생각했다.

 걸을 때도 무릎 통증이 가시지 않아 고민하던 심정수는 독일에서 자신의 수술을 집도한 주치의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MRI(자기공명영상)를 갖고 부산까지 내려갔다.

 심정수는 “내 MRI를 본 독일 의사도 ‘경기에 나서면 통증이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며 “이때부터 선수생활을 구차하게 끌지말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은퇴 시점을 놓고 고민하던 심정수는 이달초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지만 소속팀 선수들의 인터넷 도박 연루 파문이 겹치면서 공식 발표를 하지 못했다.

 현역 유니폼을 벗은 심정수는 미국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심정수는 “앞으로 집도 팔고, 미국 비자도 받을 예정”이라며 “대구 생활이 정리되는 대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정수는 당분간 삼성 어린이 야구단을 주말마다 지도한다.

 심정수는 OB(94~98년)→두산(99~2000년)→현대(2001~2004년)→삼성(2005~2008년) 등에서 15시즌을 뛰면서 타율 2할8푼7리, 328홈런·1029타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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