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박보영·손담비·문채원, ‘자고나니 스타’

2008년 연예계는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였다. 한때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영화계의 침체와 위축이 본격화됐고, 드라마 또한 잇따른 폐지로 분위기가 침체됐다. 덕분에 연예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면서 매니지먼트사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침체’ ‘위기’ ‘시련’ 등 부정적인 말들이 가득했던 2008년에도 연예계에서는 새로운 신예들이 등장함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았다.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2008년 연예계 각 분야에서 주목받은 신예들을 소개한다.

<문화연예부>

- MOVIE 소지섭·강지환·서우·한예슬 흥행몰이… ‘신인상’ 우뚝 -

2008년 한국영화가 주목한 신예들은 주로 하반기에 등장했다. 상반기에는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추격자’를 시작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기성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은 영화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위기에 직면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영화들이 주목을 받았고, 이와 더불어 가능성이 큰 신예들이 등장하면서 희망을 전했다.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영화는 영화다’의 소지섭과 강지환은 영화계에 새롭게 등장한 신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영화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던 이들은 영화 속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맘껏 드러내는 열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청룡영화상 남우 신인상을 공동수상했고, 강지환은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도 신인 남우상을 거머쥐었다.

‘미쓰 홍당무’의 서우와 황우슬혜는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신인답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미쓰 홍당무’에서 보여준 호연 덕분에 두 사람은 차기작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충무로의 여배우 기근을 해소하는 단비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우는 이 영화를 통해 ‘영평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디렉터스컷 어워드’에서 신인 여우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비록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지만 황우슬혜는 차기작 ‘박쥐’를 통해 2009년을 빛낼 여배우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마지막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과속 스캔들’의 박보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박보영은 ‘과속 스캔들’ 덕분에 ‘흥행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또 한명 충무로가 주목한 신예는 한예슬이다. 한예슬은 지난해 말 개봉했던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비록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여우상을 휩쓸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박준범기자>

- MUSIC 손담비 신드롬에 2AM·2PM·샤이니 등 인기돌풍 가세 -

동방신기·비·이효리·김건모·신승훈 등 올해 가요계에는 유난히 별들의 귀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톱 가수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고 제 빛을 발한 신예들도 많았던 한해였다.

7인조 그룹 2PM

가장 활약이 두드러진 신예는 단연 손담비. ‘누가 따라하면 뜬 것’이라는 연예계 속설처럼 손담비의 ‘의자춤’은 UCC는 물론 톱스타들의 단골 패러디 재료였다. 신봉선의 신들린 의자춤을 비롯해 조혜련·김나영·양정아에 이어 신정환·김종국 등 남자 스타들도 의자춤에 도전했다. 동그랗게 말아올린 머리 스타일과 의자춤에 맞게 앞을 튼 일명 튤립 스커트도 큰 인기를 모았다.

5인조 그룹 샤이니

신인 남자그룹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박진영의 JYP사단인 4인조 발라드 그룹 2AM(투에이엠)과 7인조 댄스 그룹 2PM(투피엠)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2AM이라는 팀명이 어색하더라도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가진 거라곤 이 목소리밖에 없다’는 히트곡 ‘이 노래’의 가사는 한번쯤 들어봤을 듯. 태국인 닉쿤이 포함된 2PM도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직설적인 노래로 인기를 모았다. 어른들은 “요즘 노래에는 철학과 감성이 없다”고 혀를 끌끌 찼지만 입술·다리·머리결에 점수를 매기는 게 신세대들의 철학이라는 사실을 인기로 증명했다.

누나들의 마음은 이수만이 이끄는 SM사단의 5인조 샤이니가 잡았다. 지난 5월 싱글 앨범 ‘누난 너무 예뻐’를 발표한 이들은 일사불란한 댄스와 빛나는 외모, 가창력으로 ‘샤방’하게 빛나며 누나들을 매료시켰다. ‘어리지 않아’를 부른 6인조 유키스(U-KISS)도 예비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미국·중국·호주 출신의 멤버들로 구성된 유키스는 외국어를 무기로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힙합듀오 마이티마우스도 윤은혜와 손담비의 피처링에 힘입어 ‘사랑해’에 이어 ‘패밀리’까지 인기몰이 중이다.

<박은경기자>

- TV 서효림 현쥬니 정가은 풋풋한 매력…차세대 기대주로 -

올해도 안방극장에는 수많은 별들이 뜨고 졌다. 그래도 시청자들이 끊임없이 TV를 찾게 되는 이유는 어김없이 떠오르는 샛별들 때문이다. 드라마 연기로 뜬 샛별들은 풍부한 감정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고, 예능으로 뜬 샛별들은 넘치는 끼로 안방극장을 누볐다.

드라마로 뜬 신예의 대표주자는 문채원이다. 올해 영화 ‘울학교 ET’에서 이지적인 외모로 주목받았던 문채원은 SBS ‘바람의 화원’을 통해 단숨에 차세대 기대주로 떠올랐다. 극중 기생 정향이로 분한 문채원은 윤복 역의 문근영과 야릇한 감정을 만들어내며 인기를 얻었다. 시청자들 역시 이 둘에게 ‘닷냥커플’(윤복이 정향에게 전재산 닷냥을 주며 가야금 연주를 들려달라고 해서 생긴 조어)이란 애칭을 붙이며 열광했다.

KBS 드라마는 서효림을 발굴해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서효림은 PD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배우 해진 역을 맡아 매력을 발산했다. 현재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MBC에선 ‘베토벤 바이러스’의 현쥬니가 눈에 띈다. 그룹 벨라마피아의 보컬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그녀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대선배 이순재 앞에서도 당당한 연기를 펼쳐 주목받았다. 최근 CF러브콜이 쇄도하는 등 주가가 오르고 있다.

2008년 방송가 예능계의 트렌드 중 하나는 ‘예능 늦둥이’였다. 대표적인 예가 박예진이다. ‘발리에서 생긴 일’ ‘작은 아씨들’ 등의 드라마에서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었던 그녀가 올해 야생에서 거둬들인 것은 각종 먹을거리뿐만은 아니다. 그녀는 외모와는 다른 털털한 이미지로 SBS ‘패밀리가 떴다’를 예능의 대세로 만들었다. 가수 서인영 역시 올해 예능계가 발굴한 새로운 얼굴이다. 자기주장과 욕구에 당당한 서인영의 성격은 ‘알파걸’ 등을 앞세운 시대의 흐름과 잘 들어맞아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8등신 송혜교’ 정가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신예다. 2001년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그녀는 코미디TV ‘애완남키우기 나는 펫’을 통해 얼굴을 알린 후 SBS ‘스타킹’에 출연해 손담비의 의자춤을 재연하며 단숨에 스타로 등극했다.

<하경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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