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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듀오 노라조 “우리 음악? 해피뽕록”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아버지! 걱정은 하지 마세요/ 바지위에 팬티입고 오늘도 난 길을 나서네….’

남성듀오 노라조가 최근 발표한 신곡 ‘슈퍼맨’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가장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만든 노래다. 여기서 가장들은 빨간 팬티를 입은 ‘슈퍼맨’으로 묘사된다.

노라조는 늘 이런 식이다. 다른 가수 같았으면 낯간지럽게 표현했을 노래를 신나고 유쾌하게 처리해버린다. 그게 바로 노라조의 매력이다.

정규 3집에는 ‘희망가’라는 노래도 있다. 실의에 빠진 친구를 북돋아 주는 내용의 노래는 또 이렇게 불러진다. ‘세상 뭐 같겠지 짜증도 나겠지/ 질질 짜고 있는 너/ 안 어울려 집어치워/ 내가 아는 넌 정말 쎈 놈이거든….’

노라조(조빈·이혁)가 최근 발표한 정규 3집에는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요긴한 노래들이 가득하다.

“힘들긴 하잖아요. 빵빵하게 잘 나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대부분 어깨가 처져 있고요. 희망적인 노래를 해보자는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형성됐지요. 물론 우리 식으로 만들었어요. 사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어깨를 들썩이게 할 희망가를 부르겠어요?”

설거지를 하거나, 운전을 할 때에도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가사, 굳이 생각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일조하는 노랫말의 흥겨운 노래는 그렇게 만들어져갔다.

“무엇보다도 우리 앨범의 전 곡이 처음으로 심의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하하. 그 점에서 크게 만족하고 있고요.”

조빈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대한 질문도 꼭 필요했다. 머리 갖고 장난치기로 유명한 그는 2:8가르마, 삼각김밥머리, 폭탄머리 등을 거쳐 현재 용비녀를 꽂은 머리로 팬들 앞에 서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황금용비녀머리’입니다. 종로에 있는 한 공방에서 11만원 주고 맞춘 비녀죠. 제가 도안을 그렸어요. 이걸 누가 쓸거냐고 묻기에 제가 한다고 했죠. 그 표정을 봤어야 하는데…. 낄낄.”

머리도 노란색으로 물들였고, 어디서 구했는지 황금색 구두, 넥타이, 장갑, 스카프 등이 그의 온몸을 휘감고 있다.

“왜 그러냐고요?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잖아요. 포인트를 줘야해요. 제가 좀 평범한 느낌이잖아요.”

멀쩡했던 멤버 이혁도 차츰 변해가는 분위기다. 정통 록밴드 음악을 해왔던 이혁은 한쪽 머리를 시원하게 쳤다. 매 음반마다 문신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는 그는 이번엔 ‘심두멸각’(心頭滅却)이라는 문신을 오른팔에 큼지막하게 그려넣었다. ‘마음과 머리를 둥글게 하나로 집중한다’는 뜻으로 스님들이 폭포 밑에서 수련을 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 말이란다. 곁에 있던 조빈은 “차라리 4집때는 재미있는 ‘중화반점’ ‘가라오케’ 이런 거 어때?”라고 아이디어를 낸다.

노라조는 현재 발랄하고 유쾌한 팀으로 국내 가요계에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노래는 늘 신난다.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다. ‘DJ 오즈마’라는 일본의 가수가 이들의 1집 수록곡 ‘해피송’을 일본에서 불러 크게 히트를 기록하면서 느닷없이 한류스타가 됐다.

“우리 음악이 무슨 장르냐고요? ‘해피뽕록’이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들으면 해피해지잖아요.”

<글 강수진·사진 권호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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