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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래의 홀인원 데이트]유소연 “선동열 감독처럼 힘이 느껴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유소연(19·하이마트)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이끌어갈 기둥이다.

 지난해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KLPGA 투어 개막전인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이후 더 이상의 우승 트로피는 수집하지 못했지만 세차례 준우승 등 ‘거물 루키’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유소연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을 꼽았다.

 “선동열 감독님은 뭔가 할 것 같은 눈빛을 가졌다. 최경주 프로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나도 포스가 느껴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골프계의 선동열’이 되고 싶어하는 유소연. 프로 2년차 유소연이 만들어낼 2009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피아노와 일기장

 유소연은 어린시절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5살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바이올린·플루트·발레를 배웠다. 9살 때 골프 클럽을 처음으로 잡았지만 15살까지 음악과 함께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골프만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악기를 배운 게 지금은 많은 도움이 된다.”

 유소연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아마시절부터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프로 첫해 밀려오는 스트레스. 유소연은 피아노를 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피아노를 치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골프가 잘 안될 때 자주 치는 편이에요. 연주 실력은 꽤 괜찮습니다.”

 피아노와 함께 유소연이 자랑하는 ‘보물’은 일기장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지난해 바쁜 투어 일정에도 일기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프로가 된 뒤에는 일기가 일지 성격으로 변했다.

 “연습하다가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일기장에 기록해요. 대회 때는 내일 어떻게 플레이하자는 각오를 적기도 하죠. 일기를 쓰다보면 나를 되돌아볼 수가 있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패션 사업가

 인터뷰에 나선 유소연은 손톱에 검정색 매니큐어을 바르는 등 한껏 멋을 냈다. ‘손톱 색깔이 너무 튄다’는 말에 “프로잖아요”라고 답했다.

 지난해 무더운 여름철에는 파랑과 하늘색으로, 가을과 겨울에는 초콜릿색으로 의상 코디를 했다. 대회 마지막 라운드 때는 주홍색 골프복을 입고 멋을 냈다.

 선수생활을 마친 뒤 유소연의 꿈은 지도자가 아니다. 패션 사업가가 되는 게 장래 희망이다.

 “골프 의류사업을 하고 싶어요. 골프를 직접 하는 사람이 옷을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해요. 요즘 골프복을 보면 실용적이지 못하고 신축성이 없는 것이 문제예요. 선수들이 멋과 편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옷을 만들거예요.”

 △4번이 좋다

 프로골퍼도 싫어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4번이다. 대부분 4번 공은 잘 쓰지 않는다.

 그러나 유소연은 다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로 4번 공을 즐겨 사용한다.

 “짐을 챙길 때 실수로 4번 공만 갖고 온 거예요. 아시안게임을 망치는 게 아닌가 걱정했죠. 하지만 4번을 쳐 금메달 2개를 따내면서 4번에 대한 불길한 마음도 사라졌어요.”

 특별한 징크스는 없지만 유소연은 한가지만은 확실하게 지킨다. 대회 전에는 항상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클럽을 먼저 닦은 뒤 공을 닦고요. 양치질을 한 이후 스트레칭을 합니다. 순서가 바뀌면 제 머리가 복잡해지거든요.”

 △값진 경험

 유소연은 지난해 딱 한번 울었다. KB스타투어 4차 대회 3라운드에서 벙커 안쪽 턱에 공이 박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을 때는 벙커 안에서 두 클럽 내로 드롭해야 했지만 잠시 착각을 해 벙커 밖에서 드롭해 실격했다.

 “오소 플레이로 실격당한 뒤 정말 많이 울었어요. 잘 알고 있는 룰이었는데 착각했죠. 경기위원을 불렀어야 했는데…. 좋은 경험했어요.”

 루키 시절 많이 배우고 많이 성장했다는 유소연은 자신의 원대한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올해는 우승을 많이 하고 싶어요. 1년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아닌 항상 상위권에서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골퍼가 될 거예요.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철저하게 준비해 미국 무대도 도전할 계획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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