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정, ‘해병대 싸가’ 넷심 울렸다

첫 휴가나와 지하철서 눈물의 열창
본지 단독보도후 박수·격려 쏟아져

해병대 이병 이정의 ‘지하철 사모곡’ 사연이 수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하면서, 이른바 ‘싸가’(사가·私歌)로 일컬어지는 해병들의 구전 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이 어머니를 앞에 두고 불렀던 ‘위로휴가가’(혹은 ‘첫휴가가’로 불리기도 함·작은 사진)의 노랫말과 멜로디가 누리꾼들을 감동시면서 비롯된 일이다.

‘저 멀리 어머니 나와 계신다. 못난 아들 반기려고/ 어머니 어머니 울지마세요/(중략) 이 다음에 전역하거든 못다한 효도 다할게요’ 등의 노랫말은 그 어떤 사모곡보다 가슴 깊이 다가선다는 게 누리꾼들의 중론이다. 마치 그룹 ‘god’의 히트곡 ‘어머님께’를 연상시킨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이정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이들은 한결같이 노래와 이정의 감동적인 휴가에 대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해병대 싸가 예술이네’ ‘자식, 아침부터 눈물짓게 만드네’ ‘너 사회 나왔을 때 악플다는 인간 있으면 내가 가만 안둔다’ 등의 갈채도 잇따랐다.

하지만 본인을 ‘해병대 전우’라고 밝힌 한 독자는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진짜 사나이의 모습을 보인 후배(이정)가 자랑스럽다”는 말과 함께 “사실 ‘사가’를 부르는 장면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안된다. 이정 후배가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우려했다.

해병대사령부의 공보관계자는 14일 스포츠칸의 문의에 대해 “원칙적으로 ‘사가’는 공식 군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부르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면서 “이정 사병에게는 휴가시 염두해야할 사항을 다시 한번 주지시키는 것으로 (사안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또 “이정 사병의 당시 취지는 충분히 잘 알고 있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적지 않은 감동을 받은 점이 드러난 만큼 크게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가’는 일반적으로 선임들에 의해 전해 내려오는 구전노래로, 각 병영에 따라 일컬어지는 제목과 가사, 멜로디가 조금씩 상이하다. ‘위로휴가가’는 첫 휴가를 앞둔 후임병에게 선임이 ‘어머니 앞에서 꼭 불러야 하는 노래’라고 가르치는 대표적인 노래다. ‘사가’에는 이밖에 동기애를 중시하는 ‘동기가’, 해병의 자부심을 전하는 ‘팔각모 사나이’를 비롯해 형언할 수 없는 훈련의 고통을 잊고자 부르는 ‘곤조가’ ‘묵사발가’ ‘말뚝가’ 등의 노래가 있다.

한편 이정에게 해병대 자원입대를 권했던 김흥국은 “연초에 아들(이정·평소 그를 아들로 부른다)이 휴가를 나왔다며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히면서 “설날 지내고 면회를 가서 맛있는 것을 사주고 와야겠다”고 말했다. 또 “막상 내가 권유했지만 녀석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전화를 통해) 눈물까지 보이더라”면서 “마음 한편으로 찡하면서도 자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고통스러운 훈련을 이겨내고 좋은 인성을 쌓아 멋진 사회인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사가 모음 관련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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