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게임할 때 대통령 이름 쓰지마!”

대통령 관련문구 금지지침 괴소문속
NHN 한게임 ‘이명박’ 금칙어 첫 설정
게임계 “과도한 자기 검열” 쓴소리

NHN 한게임의 슈팅게임 ‘탄’에서 캐릭터 이름으로 ‘이명박’을 넣으면 ‘불가능한 이름’이라는 경고문이 나온다.

게임에서 대통령 이름 쓰지마?

일부 게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금칙어로 설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게임업체에 게임 내에서 대통령과 관련한 문구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NHN이 운영하는 게임포털 사이트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캐주얼 슈팅게임 ‘탄’에서 게임 캐릭터의 이름으로 ‘이명박’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게임에서 사용할 캐릭터를 생성하기 위해 ‘이명박’이라는 이름을 넣고 중복 여부를 확인하면 ‘불가능한 이름. 금칙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른 단어를 입력해 주세요’라는 경고문이 나온다. 10일 스포츠칸이 취재하기 전에는 ‘비속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나왔다.

이에 따라 ‘탄’에서는 ‘이명박’이라는 이름으로 게임 캐릭터를 만들 수 없다. ‘명박’ ‘명박이’ ‘대통령’ 등으로는 등록이 가능하며 대통령 이름의 영문 약자인 ‘MB’는 2자 이상의 글자수 제약에 걸려 안되고 ‘안티MB’는 된다.

게임업체들은 서비스 게임 개발자나 GM(게임 마스터), 운영자, 자사 대표 등의 이름을 금칙어로 설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등 자사의 게임에서 이용자가 김택진 사장의 이름을 캐릭터에 붙일 수 없도록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서비스업체를 사칭해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 없는 공인, 특히 대통령의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금칙어로 정한 것은 NHN 한게임이 처음이다.

NHN 한게임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340여종의 게임 중에 채팅을 많이 하는 캐주얼게임인 ‘탄’과 ‘내맘대로 지구별’ ‘다다액션’에서 대통령의 이름을 금칙어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로 이용자 간에 감정싸움, 욕설, 상대방을 비하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단어를 정기적으로 금칙어 리스트에 업데이트하고 이슈가 사그라들면 제외한다”며 모든 것이 자체적인 판단임을 강조했다.

11일까지 파악한 바로는 ‘이명박’을 금칙어로 지정한 곳은 NHN 한게임밖에 없다. 다른 업체의 게임에서는 ‘이명박’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으며 만들어져 있는 곳도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 이름을 금칙어로 지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통령과 동명이인인 이용자는 어쩌라는 거냐”며 고개를 갸웃거렸으며 “‘미네르바’ 등의 사건으로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강화되자 게임쪽에서도 미리 조심하자는 것 아니겠냐? 그렇다고 해도 ‘이명박’ 금칙어는 과도한 자기 검열로 보인다”고 꼬집는 이도 있었다.

정부의 ‘이명박’ 금칙어 관련 지침이 돌았다는 괴소문에 대해서는 게임업체들이 하나같이 받은 적 없다고 입을 모았으며 게임산업 주무부인 문화부나 한국게임산업진흥원도 “지침을 내려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NHN 한게임 김정호 대표가 11일 제4기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으로 추대됐다. NHN 한게임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회원사인 게임산업협회는 건전한 게임이용문화를 선도하고 게임산업계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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