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명의 통장 하나 없어…잔고도 선물 대금 지불하면 마이너스
김수환 추기경이 무소유의 삶을 살다 하늘나라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져 또다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김 추기경 장례위원회의 홍보를 맡고 있는 허영엽 신부는 20일 명동성당에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김 추기경은 통장 잔고가 1000만원이 안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으며, 통장도 비서 수녀·신부 명의로 돼 있었다”며 “김 추기경이 선물용으로 산 묵주 등의 대금을 지불하고 나면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를 기록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허 신부는 “김 추기경이 선종하고 난 후 모든 유품이나 재산은 서울대교구 관리국이 관리하고 있는데, 장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김 추기경은 은퇴 후 다른 평신부처럼 생활보조금 명목으로 월 250만원을 받으며 생활해 왔으나, 그것 역시 평소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을 돕는 데 써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열렸다. 이어 오후에는 경기도 용인시 서울대교구 천주교 성직자 묘역에서 엄숙한 하관예절 속에 김 추기경이 영면에 들어갔다. 김 추기경이 손에 쥐고 떠난 것은 묵주 하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