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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가다]‘꽃보다 남자’ 이민호·구혜선의 이별여행 ‘꽃보다 키스’

 초봄의 쌀쌀한 바닷바람도 꽃남꽃녀의 열정적인 키스 앞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극본 윤지련·연출 전기상)의 두 주인공 구준표(이민호)와 금잔디(구혜선)가 이별여행을 떠났다. 22일 인천 영종도와 무의도에 차려진 ‘꽃남’의 촬영장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두 사람의 안타까운 엇갈림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내고 있었다.

 21일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제작진에게도 큰 걸림돌이었다. 22일 하루종일 야외촬영이 예정됐던 탓에 반드시 맑은 하늘이 필요했던 것. 하지만 날씨는 22일 아침부터 거짓말처럼 개 제작진이 한 시름을 놓게 했다. 이날 두 사람이 촬영하는 장면은 무의도에서 자전거데이트를 즐기는 장면과 돗자리를 펴놓고 싸온 도시락을 나눠먹는 장면, 그리고 영종도에서 촬영된 바닷가에서의 키스신 등 대여섯 장면이었다. 극중 이별을 결심한 금잔디는 구준표에게 여행을 제안하고 영문도 모르는 구준표는 신나게 여행을 즐기는 내용이었다.

 촬영장에 도착하자 멀리서도 한번에 알아볼 수 있는 이민호의 늘씬한 모습이 들어왔다. 바닷바람 때문에 그의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은 사정없이 휘날리고 있었지만, 이민호는 촬영 전부터 구혜선과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장면은 두 사람의 행복한 여행을 드러내는 장면이라 일부러라도 더 즐거운 모습을 연출해야 했다. 이민호는 소품으로 준비된 자전거를 타고 밤새 온 비로 만들어진 웅덩이를 오가며 장난을 쳤다. 또 안장에서 일어나 빠른 속도로 달리며 자전거 솜씨를 뽐냈다. 때마침 무의도로 놀러왔다 그의 모습을 보게 된 시민들은 이민호의 모습에 “멋있다”며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들이 가는 어디라도 기본 100명의 시민들이 몰리며 드라마의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감기가 걸려서 목이 잠겼어요.”

 촬영장에서 만난 이민호는 바닷바람이 굉장하다며 놀란다. “그래도 어제 비가 와 짬을 내 쉬어서 그런지 활기차 보이지 않냐”며 농을 친다. 이 정도 바람은 아무렇지 않다는 눈치다. 하긴 그는 뉴칼레도니아 촬영 때는 일주일 가까이 잠을 못자는 강행군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금잔디와 하재경(이민정) 사이에서 사랑의 술래잡기 중인 그는 “실제로는 우정이 먼저지만 이 경우에는 내가 시작한 삼각관계니까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다”며 “정말 나라면 아마 양다리를 걸치지 않을까? 두분 다 너무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이야기 한다. 구혜선도 얼마 전 있었던 사고와 함께 연기하던 동료를 잃은 슬픔을 잘 이겨낸 듯 편안한 분위기였다. “‘왕과 나’ 때 폐비윤씨 역할로 우울했던 마음이 잔디 때문에 많이 밝아졌다”고 말한 구혜선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 서현(한채영)이 다시 돌아오면 어떨까”라고 말하며 배시시 웃는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선녀바위로 유명한 영종도 왕산해수욕장에 낙조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드디어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슬픔을 드러내주는 키스신 촬영차례. 모래밭에 차를 세운 두 사람은 바닷가를 걷다 “왜 내게 좋아한단 말을 하지 않아?”란 준표의 질문에 잔디가 키스로 대답하는 장면이다. 두 사람의 모습은 바닷물에 비친 햇살에 담기며 장관을 만들어낸다. 많은 취재진 앞이라 긴장한 탓인지, 아니면 정말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고파서였는지 두 사람의 NG는 계속돼 7번 만에 OK사인이 난다. 바람 탓에 머리가 날리고, 작은 체구의 구혜선은 금방이라도 날려갈 듯 하지만 드라마의 끝이 얼마 안남았다는 아쉬움에 두 사람의 집중력은 한층 높아졌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가 끝나면 어떻게 캐릭터를 놓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벌써부터 한숨을 내쉰다.

 22일 서해바다를 아름답게 물들인 그들의 이별여행은 오는 24일 23회에 방송될 예정이다. 둘의 안타까운 키스가 어떤 결말을 자아낼지 그 해답은 30일 최종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서해풍경에 휩싸인 두 사람은 더 이상의 조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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