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게임만 하면서 봉급받는 셀러리맨

‘테스트 주업무’ 온라인게임 개발사 블루홀 QA팀  

신작 출시 임박땐 10시간 넘게 매달려 꼼꼼한 체크

온라인게임 개발사 블루홀의 품질보증(QA)팀 직원들이 자사의 게임에 버그는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 블루홀의 품질보증(QA)팀 안동균 대리(32)는 오전 10시 회사에 출근해서 하는 일이 게임이다. 자사에서 개발한 게임은 물론이고 다른 회사의 게임도 빠짐없이 챙긴다. 평소에는 4시간 정도 하지만 신작 출시가 임박하면 10시간 넘게 게임을 하기도 한다. 퇴근도 못하고 게임 하느라 야근까지 하는 것.

게임을 한다고 회사에서 누구 하나 핀잔을 주지 않는다. 안 대리가 회사에서 맡은 업무가 게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생도 아니다. 어엿한 정직원으로 웬만한 기업 못지않은 연봉까지 받고 있다.

게임개발사에 재미있는 직업이 있다. 버그는 없는지, 처음 기획한 대로 개발됐는지, 모든 기능이 원활하게 동작하는지 등 게임 품질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는 일이다. 테스트를 해보고 문제가 있다거나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해당 개발팀에 의견을 전달한다.

쉽게 말해서 ‘게임 테스터’이지만 그렇다고 대우가 안좋은 것은 아니다. 정직원으로 다른 직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블루홀 김헌 홍보팀장은 “QA팀은 게임이 소비자에게 서비스되기 직전에 최종적으로 품질검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부서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게임만 한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루홀 QA팀은 15명으로 신생 게임개발사치고는 많다. 이들은 모두 게임하면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게임을 잘 한다. 인기 게임의 초고수인 것은 기본이고 X박스360, PS3, PSP, 닌텐도 DS 및 위(Wii) 등 각종 게임기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게임 달인이다.

안 대리도 어릴 때부터 오락실에서 100원을 넣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하는 ‘원코인 엔딩’으로 주인 아저씨를 울상짓게 했고 쉬려고 냈던 하루 휴가를 PC방에서 13시간 게임하느라 날려버릴 정도로 게임 마니아다. “어릴 때 오락실 간다고 부모님한테 매일 맞았죠. 그래도 지금은 게임으로 먹고 사니 아무 말씀 안하세요.”

게임만 잘 한다고 누구나 게임개발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 테스트를 해보고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잘 찾아내고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안 대리는 “게임 말고 아무 것도 못하는 경우 QA팀에 뽑히지 않는다”며 “짬짬이 책도 읽는 등 여러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 홍보팀장은 “게임산업이 커지면서 게임만 하는 테스터를 비롯해 여러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제는 게임만 한다고 야단칠 것이 아니라 적성에 맞게 밀어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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