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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종석의 야구야큐]<1>‘김치 파워’ 비결은 웨이트 트레이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한국의 숙명같은 라이벌인 일본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세계야구의 강국으로 우뚝 설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경쟁 상대이자 아시아 야구를 이끌어나갈 동반자인 일본. ‘스포츠칸’은 롯데의 92년 우승 주역으로 지난해 은퇴 후 현재 일본 지바 롯데에서 코치 연수 중인 염종석의 눈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야구를 살펴보는 ‘야구야큐’라는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한국의 ‘야구’와 일본의 ‘야큐’가 어떻게 다른지 코치 연수생이 직접 겪는 생생한 경험담을 한 달에 두 번 전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1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지도자의 길을 들어서기 위한 출발점에 섰다. 아쉬움과 설렘을 안고 찾은 3월의 일본. 후배들 덕분에 첫 걸음부터 가벼웠다. WBC 때문이다. 코치연수를 하는 일본에서 한국 대표팀의 활약을 보니 가슴이 더욱 뜨거웠다. 덕분에 나도 일본에서 어깨에 힘 좀 주고 다닌다.

WBC후 일본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대회 2연패에 고무된 언론과 야구팬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그 성취감 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에 대한 경계감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파워에 대해서는 경외감까지 보였다.

WBC 일본 대표팀 멤버였던 투수 와타나베 슌스케 등 지바 롯데 선수들은 하나같이 “한국 선수들 파워는 정말 놀랍다. 메이저리그 선수만 힘의 야구를 하는 줄 알았는데 한국 역시 만만치 않았다”는 반응이다. 특히 김태균의 힘에 대해서는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한국의 놀라운 힘을 ‘김치 파워’라고 말했다. 파워의 비결을 내게도 많이 물었다.

또 이종욱·이용규 등 빠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보였고, 단기전에서의 집중력 역시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한국의 파워 비결은 역시 일본보다 훨씬 많은 웨이트 트레이닝 양 때문인 것 같다. 아울러 한국 선수들은 러닝도 더 충실히 하는 것 같다. 반면 일본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파워엔 애초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유연성과 밸런스 위주의 훈련을 많이 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일본이 이번 WBC를 기점으로 분명히 동등한 라이벌로 인정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번 WBC에서 한국에 대한 전력분석을 철저히 해서 이 정도로 막았는데 앞으로 이것보다 더 많이 분석하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곳 지바 롯데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내게 한국말로 자주 인사한다. 이승엽이 일찌감치 일본에서 자리를 잡았고, 지난해 주형광이 이곳에서 코치 연수를 해서인지 한국말이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번 WBC는 ‘한국의 연수생’에게 더욱 힘을 실어줬다.

후배들이 정말 고맙다. 좀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일본을 조금 더 아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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