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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口]LG, 잘가요 옥춘씨...

 퇴출된 뒤 마지막까지 이렇게 사랑받은 용병이 또 있을까.

 LG-SK전이 열린 14일 잠실구장. LG에서 퇴출된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2)이 관중석에 자리했다. 옥스프링은 지난 12일 웨이버 공시됐다. 이미 새 외국인 투수 릭 바우어도 이날 오후 입국했다.

 18일 호주로 출국하기에 앞서 구단에 마지막 인사를 하러 들렀다가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기 위해 관중석에 자리잡았다. 퇴출된 용병이 마지막까지 경기를 보겠다고 남는 것도 특이하지만, 구단도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3일이 옥스프링의 생일이었다. 하루 늦었지만, 구단의 주선으로 팬의 생일 축하 시간이 마련됐다. 4회말을 마친 뒤 관중석에서 생일 축가를 불렀고, 옥스프링은 일어나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전했다.

 모처럼 나타난 ‘효자 용병’에 대한 예우였다.

 옥스프링은 2007년 후반 입단해 4승(5패)을 올린 뒤 지난 해 10승(10패)을 거뒀다. LG에서 한해 10승을 올린 외국인 투수는 2000년 데니 해리거(17승)와 2001년 이프레인 발데스(10승) 이후 옥스프링 뿐이다. 방어율도 2년 연속 3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결국 수술받기로 결정하면서 퇴출됐다.

 오랜만에 나타난 귀한 용병이다보니 팬 사랑도 듬뿍 받았다. ‘스프링(spring)’을 한자로 풀어 봄 춘(春)자를 써 ‘옥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까지 원투펀치로 호흡을 맞췄던 ‘절친’ 봉중근에게 “꼭 LG로 돌아오겠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나자”는 약속까지 하고 짐을 싼 옥스프링.

 LG 팬의 생일 축하에 따뜻한 마음으로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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