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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IN]김경문 감독, 부진 이종욱 살리기

2군 대신 대타·대수비…정신력 다잡는 기회로

주전 외야수 복귀후 부활조짐 ‘벤치효과’ 톡톡

삼성 선동열 감독은 올시즌 삼성의 불펜투수 정현욱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그를 2군에 내려보낸 적이 있다. 선 감독은 “눈 앞에 보이면 기용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면 쓰고 싶은 게 당연한 감독의 마음이다. 그래서 선 감독은 피로를 호소했던 정현욱을 눈 앞에서 치워버린 것이다. 정현욱이 완벽한 상태로 복귀하기를 기대했다. 이것이 배려심 있는 감독의 선택이다.

눈 앞에 보이는데도 기용을 안 하는 감독이 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종욱 기용법에 있어 다른 방법을 택했다. 그의 정신력을 가다듬기 위해 1군에 포함된 상태에서도 그를 몇 경기 동안 벤치에 앉혔다. 국가대표팀 주전 외야수 이종욱을 벤치에 앉혀 놓았던 그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매너리즘

이종욱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8일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휴식 후 1군에 복귀한 날이 19일이었다.

복귀해서는 바로 경기에 출전했다. 이종욱은 19·20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2번 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두 경기 동안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이종욱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종욱을 선발 출전 명단에서 과감하게 뺐다. 그를 벤치에 앉혀 놓고 무려 일주일을 참았다.

이종욱은 22일 SK전부터 28일 히어로즈전까지 6경기를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나섰다. 그 사이 7번 타석에 들어서 7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가 기록의 전부였다. 벤치 신세로 전락한 이종욱은 자신을 되돌아봤다.

△초심 찾기

김 감독은 이종욱이 초심을 찾았으면 하고 바랐다. 주전 선수로 올라서기 전의 마음가짐을 다시 찾기를 원했다.

이종욱의 벤치 신세를 지켜본 두산 선수들은 ‘누구나 주전에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김 감독은 그 과정을 소신을 앞세워 기다렸다. 김 감독은 31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사실 이종욱을 히어로즈와의 3연전(26·27·28일) 때 주전으로 기용했어야 했지만 조금 더 참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모두 패했지만 이종욱은 그 사이에 단단히 정신을 가다듬었다. 김 감독은 지난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이종욱을 위해 투자한 것이다.

△투자의 결실

이종욱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그 전 최근 안타가 2일 사직 롯데전이니 무려 27일 만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종욱은 차츰 살아나고 있다. 30일 한화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득점 1도루로 제몫을 해냈다. 31일 한화전에서 4타수 무안타였지만 벤치 신세의 효과는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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