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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충전단자 거참 불편하네~

같은 브랜드도 기종따라 ‘제각각’ 소비자 불만

“왜 이런 놈이 생겼지. 거참 불편하네.”

직장인 강모씨(30)는 휴대전화를 충전하기 위해 ‘젠더’라는 조그만 단자를 단말기와 충전기에 연결할 때마다 늘 이런 생각을 한다. 더구나 휴대전화 기종마다 젠더의 모양이 제각각이라서 충전기를 앞에 두고도 충전을 못하는 경우가 있어 황당하고 짜증난다.

휴대전화의 충전 단자인 젠더를 없애달라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다.

휴대전화 젠더란 단말기와 충전기를 연결해주는 단자를 말하는 것으로 한쪽은 충전기와 연결되는 24핀짜리 홈이, 다른 한쪽에는 단말기에 꽂는 20핀짜리 잭이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서 제품과 함께 제공, 충전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신폰은 이같은 젠더가 없으면 24핀 충전기로는 충전이 안된다. 제조사에서 휴대전화을 얇게 만들고 디자인을 예쁘게 하기 위해서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24핀짜리 충전 단자를 20핀으로 바꾸면서 젠더가 생겨났다.

그러나 소비자는 불편하다. 기존에는 단말기에 바로 충전기를 연결하면 됐지만 이제는 젠더가 있어야 하며 더구나 젠더의 크기가 작아 잃어버리기 쉽고 잘 망가진다.

더 심각한 것은 젠더가 단말기 종류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제품과 LG전자의 싸이언폰 젠더의 모양이 다르고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기종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자신이 쓰는 휴대전화의 젠더가 없으면 다른 사람의 젠더를 빌려 충전하지 못한다.

그래서 불만이 많다.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휴대전화 젠더를 없애자’는 청원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청원 서명에는 8일 오후까지 24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종별로 달랐던 24핀 충전기 초기 때 문제가 또 발생했다”며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휴대폰 업체들이 24핀 충전기는 웬만하면 가정에 하나씩 있어 안팔리니깐 젠더를 만들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이에 관련 기관 및 업체는 충전기 표준이 24핀에서 20핀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젠더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휴대전화 충전기를 인증하는 정보통신기술협회의 시험 인증기획팀 관계자는 “2007년 11월 TTA 표준이 24핀에서 20핀으로 바뀌었다”며 “지난해 5, 6월부터 적용되기 시작, 현재 과도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종에 따라 젠더가 호환되지 않는 문제도 각 제조사별로 적용시기가 달라 벌어지고 있는 문제”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제조사나 기종에 관계없이 호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젠더를 제공하는 것은 24핀 충전기를 갖고 있는 소비자가 많아 편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20핀 충전기가 어느 정도 보급되면 젠더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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