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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섈위토크]김강우 “‘남자이야기’ 시즌2 섭외 온다면 고민해보겠다”

훗날 2009년 TV드라마를 복기하게 됐을 때, 대중들은 과연 어떤 캐릭터에서 ‘가장 서늘한 기운’을 느낄까. 현재로선 ‘남자이야기’의 채도우가 첫 손으로 꼽힐 것이다. 대중의 외면을 받은 흥행성과는 별개로 드라마 ‘남자이야기’는 그 완성도와 각각의 캐릭터에서 ‘시대를 잘 못 만난 비운의 수작’으로 평가받을만했다. 그 한복판에서 두 달 넘게 ‘채도우’로 살아온 배우 김강우를 ‘남자이야기’ 종영 기념으로 만났다.

▶ “사회비판적인 코드, 현실을 잊고 연기했다”

드라마는 한류스타 박용하와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송지나 작가의 만남으로 기획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돈이 최고의 가치를 가진 현대사회에서 돈을 무기로 집요하고도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김신(박용하)과 채도우의 대결이 드라마의 큰 줄기였다. 드라마는 판타지와 코믹코드가 대세를 이룬 2009년 상반기 드라마 트렌드와 다르게 자본주의사회의 ‘불편한 진실’인 뉴타운 개발, 주가조작, 자본에 근거한 계급사회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극중 채도우가 추진하는 ‘명도시 개발계획’은 현 정국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현정부에 날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촬영하는 동안에는 신문도 안 보고, TV도 안 봤어요. 지금의 현실과 드라마는 엄밀히 별개라고 생각해요. 채도우라는 인물만보고 외부적인 요인은 잊고 연기했어요. 김신과 채도우가 특정계층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극은 쉽게 깨진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기득권과 서민 간의 계층문제는 예전부터 있어 온 문제잖아요.”
김강우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흥행성적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분석했다. 처음부터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할 드라마는 아니었다는 게 그의 생각. 밝고 즐거운 장르를 좋아하는 시대적인 분위기와 안 맞았던 것도 그에게는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하는 주제의식이 있는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지였기 때문에 김강우에게 ‘남자이야기’는 꼭 있어야 하는 드라마였다.

▶ “다시 찍어도 나는 채도우”

김강우에게 채도우는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도 “연기하면서 거대한 존재처럼 느껴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근원적인 외로움이 있는 사람, 하지만 그 외로움을 즐기면서 야망을 찾는 사람이라는 게 김강우의 분석이다. 그 누구도 사라지지 않고 김신·채도우 제2의 맞대결을 예감케 하는 결말은 김강우에게도 예상 못 한 결말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니아들 사이에서 시즌2 제작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출연에 앞서 고민해야겠죠. 입체적이고 매력있는 캐릭터니까요. 하지만 시즌2가 나온다면 1에서의 강한모습이 희석될까 걱정되기도 해요.”

개성있는 캐릭터의 전시장이었던 ‘남자이야기’가 다시 촬영된다 해도 김강우는 “채도우로 살겠다”고 단언했다. 극을 시작할 때는 서먹했으나 지금은 많이 친해진 박용하와 다시 연기해보고 싶다는 열망과 지금보다는 밝고 역동적인 역할을 맡아보고 싶은 생각이 혼재돼 있기도 하다.

“원없이 연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지지해준 분들 덕분에 열심히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하경헌·사진 권호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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