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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상반기 대한민국 드라마 ‘5구’로 읽는다

 2009년이 시작됐다 싶더니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우리의 삶을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하는 드라마들도 민감한 대중의 기호를 반영하며 사회의 단편을 조명해냈다. 어떤 드라마는 기쁨을 줬고, 또 다른 드라마는 감동을 줬다. 공교롭게도 2009년 상반기 대한민국 드라마는 다섯 개의 ‘구’로 설명됐다. 구준표와 구은재, 구십년대 배우, 구제불능, 구태의연이 그것이다. 2009년 상반기 대한민국 드라마를 정의할 ‘오구’를 스포츠칸이 정리한다.

 ▶ 구준표와 F4

 상반기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판타지 드라마의 유행이었다. ‘내조의 여왕’ ‘그저 바라보다가’ 등 적절히 대중의 환상을 자극하는 설정을 가진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었다. 그중에서도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성공은 상반기의 가장 큰 이슈였다. 드라마는 30%가 넘는 시청률과 동시에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 의상스타일, 심지어는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유행으로 만들었다. 한국판 F4 구준표(이민호), 윤지후(김현중), 소이정(김범), 송우빈(김준)은 상반기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다.

 ▶ 구은재의 “복수할 거야”

 상반기 대한민국 드라마는 자극적인 설정과 대사로 화제에 올랐다. 그 정점에 있는 드라마가 SBS ‘아내의 유혹’이다. 30% 후반을 넘나드는 드라마의 가공할 만한 흡입력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복수와 배신, 그리고 치정이 얽히는 드라마의 독한 설정이 큰 몫을 했다. ‘아내의 유혹’은 ‘자극적인 설정만을 앞세운다’는 이유로 ‘막장 드라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게 했다. 이는 ‘꽃보다 남자’에게도 해당됐으며, KBS ‘너는 내운명’ 역시 이러한 비판을 받았다.

 ▶ 90년대 여배우들의 맹활약

 1990년대에 데뷔해 이제 서른 줄에 완연하게 접어든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 시기였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 ‘하얀 거짓말’의 신은경, SBS ‘시티홀’의 김선아,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 KBS ‘장화홍련’의 윤해영 등이 30대 여배우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KBS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최명길, 전인화, MBC ‘에덴의 동쪽’의 이미숙 등은 40대 여배우의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

 ▶ 구제불능 남자들의 강세

 상반기 드라마가 집중한 또 하나의 화두는 남자였다. ‘꽃보다 남자’ ‘에덴의 동쪽’ ‘남자이야기’ ‘솔약국집 아들들’ 등의 드라마가 저마다의 이유로 비뚤어진 남자들을 보이며 나쁜 남자, 거친 남자의 시대를 개척했다. ‘꽃남’의 구준표, ‘내조의 여왕’의 태봉(윤상현) 등은 제멋대로이지만 그 안에 로맨스를 간직한 모습을 보였고, ‘남자이야기’의 신(박용하)과 도우(김강우), ‘에덴의 동쪽’의 동철(송승헌) 등은 거친 남자를, ‘솔약국집 아들들’의 네 아들은 어수룩한 매력을 뽐냈다.

 ▶ 구태의연한 제작현실

 쪽대본, 밤샘촬영, 생중계 등 대한민국 드라마의 부정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단어들은 상반기에도 빠지지 않았다. 많은 드라마가 다양한 이유로 미리 촬영되지 못해 그날 촬영분을 그날 방송하는 생중계의 구태를 벗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꽃보다 남자’는 다양한 사고를 내 시청자의 우려를 샀다. 또한 ‘스타일’과 ‘매거진 알로’는 대본을 놓고 표절시비를 벌였으며, 인기있는 드라마를 피하기 위한 얌체편성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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