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SKT 아이폰 출시 딜레마

최근 고객 선호도 조사속 “결정 안됐다” 입장

경쟁사 KT 출시 결정 따라 안하기는 힘들 듯

지난친 요구 애플과 ‘이통사 을사조약’ 부담

SK텔레콤이 애플의 글로벌 인기 스마트폰 ‘아이폰’ 출시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SKT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인 T월드에서 ‘아이폰 관련 고객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내용은 아이폰 구입 의향, 적정 가격 수준, 데이터 요금제, 국내 단말기와의 차이, 번호이동 가능성 등 6가지다. 그러나 언론 등에 크게 알려지면서 확대해석될 것을 우려해 급히 중단했다.

이 조사는 신형 아이폰 3GS 가격은 25만~30만원, 구형 3G는 15만~20만원일 경우 구입할 의사를 묻는 등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들이 예시돼 있어 출시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SKT는 아이폰 출시와 관련,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소비자가 정말 아이폰을 사고싶어 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SKT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원한다고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실제로는 어떤지 자체 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아이폰 출시를 놓고 SK텔레콤의 고민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쟁사인 KT는 아이폰 출시를 결정했지만 SKT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이유는 애플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물량 개런티를 비롯해 콘텐츠 등에 대한 수익 배분 등 무리한 요구가 10여가지나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SKT는 애플의 요구를 ‘이동통신의 을사조약’으로 보고 있다.

SKT의 고민은 또 있다.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고려해야 하는 점이다. 양사는 SKT의 단말기 최대 공급자로서 긴밀한 협력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의 경쟁사인 애플의 단말기를 양사와 비교해 월등히 좋은 조건으로 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고민에도 불구하고 KT가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SKT도 어쩔 수 없이 애플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SKT 관계자는 “아이폰을 출시 안하기도 힘들고 출시한다고 해도 불평등한 계약으로 욕먹을 수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 3G에 이어 3GS에 대한 전자파인증을 지난 6일 받아 출시 임박설에 힘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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