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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원이 만든 레이블 1호 가수 길미, “탐나네~”

 ‘킬미? 길미!’

 가수 은지원이 선보이고 있는 신인가수 ‘길미’가 방송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자그마한 체구의 이 여가수는 태생이 영락없는 가수다. 노래와 랩을 동시에 소화하는 그를 두고서는 은지원이 아니라도 음반 프로듀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탐을 낼만한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맹랑한 청소년기를 거쳤다. 대구 출신인 그는 중학교 때 두류공원에서 남의 눈을 아랑곳않고 춤을 추어댔던 소녀였고, 고교 시절에는 동네 아이들을 모아 흑인음악 동아리를 결성해 R&B와 솔 음악을 주야장천 판 이채로운(?) 아이였다. 그는 대구가톨릭대에 입학하자마자 힙합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 이 대학의 힙합동아리의 출발은 길미에서 시작됐다.

 “조직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호호. 아무쪼록 교직에 계신 아버님의 눈을 피해 몰래 음지에서 활동했었지요. 고교 때부터 랩가사를 직접 썼고….”

 일반적으로 랩을 잘하면 노래가 부족하고, 반대로 노래가 강하면 랩이 쫓아오지 못하기 마련이다. 길미가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인물로 다가오는 것도 중·고등·대학교 시절에서 각각 춤과 노래 랩을 익혀야했던 독특한 활동에서 기인한 듯하다. 가요계에서 랩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가수는 지금껏 윤미래 정도뿐이었다.

 “제2의 윤미래요? 손발이 오글오글 할 따름입니다. 자의가 아니라서 부끄러울 뿐이고요. 그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람의 벽)입니다. 그와 비견되기에는 한참 모자랍니다. 윤미래 선배는 서로 만난 적은 있고, 제 노래도 들어보신 적이 있긴 합니다.”

 ‘비오에프’(바이, 오브, 포 힙합·힙합의, 힙합에 의한, 힙합을 위한)라는 언더힙합 팀에 잠시 몸담았던 그는 서울로 상경한 이후 홍대에서 약 3년간 ‘길미&192’라는 유명 언더힙합 여성그룹으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은지원이 처음으로 설립한 음반 레이블 ‘GYM’(지와이엠)의 1호 가수로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홍대 신에서 자아냈던 유명세가 바탕이 됐다. 인지도를 쌓아가며 자연스럽게 제이, J-WALK, 강현주 등의 앨범과 무대 활동에 동참하게 됐던 길미는 은지원의 앨범 피처링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주요 타깃’이 됐다. 은지원은 눈여겨봐오던 길미에게 “우리 패밀리 하자”며 회유했다. GYM이라는 레이블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눈에 드는 길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돌한 이 신인은 이미 국내외 가수들과 넓은 인맥을 소유하고 있다. 자신의 데뷔 앨범 수록곡 ‘러브 식’에 바비킴을 피처링 가수로 대동한 주역도 사실 그와 친분이 있는 은지원이 아니라 길미다.

 “방송 무대에 서는 일이 생각보다 떨리지 않아 신기할 따름입니다. 차라리 좀 떨렸으면 하는데…. 그것보다도 GYM의 1호 가수라는 것이 가장 부담스럽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지원 오빠로 인해 감동을 먹어서 운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다 갚아 드려야죠.”

 본명이 길미현인 그는 예명인 ‘길미’를 두고 때때로 ‘킬미’(Kill me)로 불리곤 한다. 원래 ‘킬미’라는 이름으로 데뷔할까 했다가도 너무 센 이름이어서 한발 물러섰다.

 “모든 이들이 ‘킬미’라고 불러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저야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겠죠. 제 입장에서 보면 모두 평정을 해버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니까요.”

 한편 은지원과 길미의 ‘GYM’은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멋진 어감의 ‘GYM’은 사실 ‘기브 유어 머니’(네 돈 다내놔)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알파벳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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