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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N이 만난 사람] 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장 정동일 “충무로 ‘영화 한류’ 메카로 만들 것”

영화제 3회째…24일 개막

9일간 40개국 214편 상영

풍성한 축제 연계 붐 조성

문화가 살면 경제도 살아

“취미가 일” 7대 사업 박차

스타와 결연 中企 홍보도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사단법인 한국권투위원회 고문….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의 또 다른 직함이다. 한국영화의 메카, 복싱강국의 명성을 되찾자는 정 구청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정 구청장을 청사에서 만났다.

# ‘영화제 구청장’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오는 24일 개막, 9월1일까지 열린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영화제에서는 40개국에서 엄선된 214편이 상영된다.

이 영화제는 정 구청장이 만들었다.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구청장이 조직위원장을 맡은 대규모 국제영화제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유일하다.

충무로는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메카였다. 정 구청장은 “충무로는 단순한 거리 이름을 넘어 역사적 브랜드 가치를 지녔다”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충무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문화가 생활이며 문화발전이 곧 경제성장과 직결된다”면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한국영화 세계화와 한류 붐을 드높이고 경제도 활성화한 ‘컬처 노믹스’(Culture Nomics) 성공적 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역설했다.

정 구청장은 이를 위한 일환으로 제2회 영화제 때 ‘국제장편 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올해에는 이를 보강했다. ‘미래의 고전’을 발굴하자는 취지 아래 국내외 젊은 작가의 출품작을 심사, 최우수작품·감독·남자배우·여자배우상과 관객이 뽑은 액션영화상을 수여한다. 상금을 지난해 4000만원에서 대폭 올렸다. 트로피도 크리스털라이즈드-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에 의뢰, 특별 제작했다.

지난 5월에는 제2회 홍콩국제콘퍼런스에 참석,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홍보활동을 펼쳤다. 콘퍼런스가 열린 유명 호텔에 홍보부스를 마련, 지난 1·2회 영화제 동영상을 상영하고 기념품을 나눠주는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산업 전문가들에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우수성과 한류열풍을 널리 알렸다.

정 구청장은 이와 관련, “영화제의 꽃은 좋은 작품”이라며 “지난 1·2회 때에는 고전영화 비중이 높았지만 올해에는 고전(30%)을 줄이고 현대(50%)와 미래(20%)를 늘렸다”고 소개했다. “3대 국제영화제 수상작, 마릴린 먼로·신성일씨 대표작, 한국과 아시아의 액션영화, 체코영화 등 볼만한 영화가 즐비하다”고 자랑했다. “많은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며 “2회 때 기반을 닦았고 3회는 이를 바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구에는 또 갖가지 축제가 풍성하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남산골전통축제·광교통다리밟기축제·충무공탄생기념축제·효콘서트·북창동음식문화축제·명동패션축제·남대문관광특구축제·신당동떡볶이거리축제 등 중구청이 주관 혹은 후원하는 축제가 연간 약 30개나 된다. 이 또한 ‘컬처 노믹스’의 일환이다. 정 구청장은 “축제는 우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면서 “축제를 통해 문화 선도와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일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 이덕화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 7대 역점사업 추진

정 구청장은 “취미가 일”이라고 했다. “밤 9시가 넘어야 일과가 종료된다”고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하는 일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자’가 좌우명”이라고 했다. “여기에 창조를 더한 ‘창조하는 마음으로 정성과 최선을 다하자’가 사훈과 가훈”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은 입지전적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국내에 500여개의 체인점을 두고, 해외 7개국에 상표를 등록하고 특허출원을 한 토종 치킨 브랜드 ‘둘둘치킨’을 일궈냈다.

성공의 모태는 ‘헝그리 정신’이다. 정 구청장은 대학육상경기연맹 회장, 한국권투위원회 고문 등을 역임하고 중구청 소속 여자레슬링팀을 창단한 데 대해 “비인기 종목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며 “육상은 스포츠의 기본이고 기본이 탄탄해야 성장할 수 있고, 헝그리 정신을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한국권투위원회와 ‘챔프(CHAMP) 2009’ 양해각서를 체결한 정 구청장은 “충무아트홀에 링도 만들어 놓았다”며 “충무아트홀과 장충체육관을 ‘한국 복싱의 메카’로 브랜드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의회 의원, 서울시의회 의원 등을 거쳐 2006년 7월 중구청장에 취임한 그는 7대 역점사업을 추진해 왔다. 소나무 특화거리와 남산 녹지공원 조성,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개최, 영어교육·효도특구 지정에 따른 영어교육사업과 효행장려사업, 복지행정 행복더하기 사업, 도심건축물 높이규제 완화 등이다. 이와 관련, 정 구청장에게는 ‘소나무 구청장’ ‘영화제 구청장’ ‘효도 구청장’ ‘마당발’ ‘일맨’ ‘불도저’ 등 갖가지 애칭이 따라 다닌다.

정 구청장은 애칭 가운데 ‘효도 구청장’을 우선 꼽았다. ‘효도특구’ 지정을 받고, 효도를 주제로 한 음반 ‘어버이의 사랑’을 내놓은 구청장다웠다. 그는 “일과 후 2개월 동안 노래 연습을 했다”면서 “기타 교본으로 유명한 이동훈씨가 작곡하고 최종훈씨가 작사한 효도 테마송 여섯곡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가수노조위원회 고문을 맡았던 그는 7년 전에 영화 <다물군>을 제작하기도 했다. 백제 건국설화를 다룬 작품으로, 정 구청장은 “주인공은 인터넷을 통해 공모했고 국군영화로 알려진 김율 감독이 연출했다”면서 “개봉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충무로영화제 깜짝 상영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공·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정 구청장은 최근 중소기업청·한국영화배우협회·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등과 ‘100인의 스타와 함께하는 힘내라! 중소기업 협약식’을 맺었다. 이에 따라 우량 중소기업 100개사와 결연을 맺은 100명의 스타가 오는 9월 열리는 중소기업 홍보박람회에 참석, 제품 홍보와 판매에 나선다. 정 구청장은 “소비자·스타·중소기업이 함께하는 문화·경제 살리기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화와 경제의 동반 상승, 정 구청장은 ‘컬처 노믹스’ 선봉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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