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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살인사건’ 정진영·장근석, “결코 이 비극적인 사건 잊지 말아야 한다”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려고 만들었어요.”

 영화배우 정진영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예홀에서 열린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감독 홍기선)의 제작보고회에서 베일에 가려진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보다 희생자인 고 조중필씨의 영혼을 위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봄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군이 한국계 미국인인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용의자로 몰린 두 사람은 증거 불충분과 사면으로 풀려나 국민적인 분노를 샀다.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전 보통 고사를 지내지만 우리는 홍기선 감독의 뜻에 따라 조중필씨의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홍 감독은 고 조중필군의 영혼을 위로하는 단순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영화를 이끌었습니다.”

 정진영은 ‘이태원살인사건’에서 사건의 진실을 쫓는 박대식 검사 역을 맡았다.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에서 정진영과 호흡을 맞췄던 장근석이 살해 용의자인 피어슨으로 등장한다. 장근석은 이중적인 캐릭터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가 원래 시사 문제나 미해결사건, 추리극 등을 좋아해요. ‘이태원살인사건’ 역시 어릴 적 뉴스를 보고 의아해했고 사건의 전모가 궁금했었어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피어슨 역을 하고 싶었어요. 캐릭터가 단면적이라기보다 이중적인 캐릭터여서 연기를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출연을 결정하자 이준익 감독과 고 정승혜 대표님이 많이 칭찬해주셨어요.”

 정진영은 ‘이태원살인사건’이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했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했기에 연기를 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더 나가도 덜 나가도 안됐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화라는 사실을 생각 안하려고 노력했어요. 사건의 전모가 나오는 정보를 되도록 보지 않고 이야기와 인물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12년 전 사건을 잊지 말아야겠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장근석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화를 보고나서 감정적인 대처보다는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23살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분노와 슬픔을 느꼈죠. 우리 모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고 우리 스스로를 일깨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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