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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타일’은 1시간짜리 광고?

 “광고로부터 100% 자유로운 잡지? 장난해요?”

 SBS 드라마 ‘스타일’에서 잡지사 편집장인 박기자(김혜수)가 발행인 서우진(류시원)에게 쏘아붙인 대사다. 이 대사 중 ‘잡지’를 ‘드라마’로 바꾸면 드라마 ‘스타일’이 처한 상황과 딱 들어맞을 것 같다.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드라마 ‘스타일’은 마치 1시간짜리 광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들이 타고, 입고, 먹고, 쓰는 것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고 어느 정도의 노출은 어쩔 수 없지만, ‘스타일’의 주인공들은 노골적인 대사와 노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첫 방송부터 ㅎ커피전문점과 ㄹ베이커리 브랜드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됐다. 이서정·이용우·김혜수 등 주인공들은 수시로 커피숍이나 베이커리점에서 논의를 한다. 김혜수가 편집장 실에서 ㅎ브랜드 로고가 드러난 컵을 들고 수초간 정지 화면을 내보냈다. ㅇ정수기에서 물을 먹는 장면은 거의 매회 등장한다. 류시원이나 이지아는 집에 가자마자 얼음을 넣은 물을 마신다. 해당 3개 회사는 모두 드라마 제작지원사들이다.

 이 정도의 노출 장면은 애교 수준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간접광고를 의심케하는 노골적인 대사가 드러난다. 지난주에는 김혜수가 타고다니는 외제차 ㅍ사의 차량을 설명하는 대사가 흘러나왔다. 드라마 협찬을 하지 않는 이 회사에서 김혜수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차량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홍보했을 정도. 드라마에서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ㄹ사의 신제품 껌도 자주 등장한다. 김혜수가 직접 이 껌의 특이한 포장 사용법을 시연해보였고, 이지아는 동료들에게 껌을 나눠주면서 CF에 나오는 “틱택톡”이라는 대사까지 내뱉었다. 또 30일 방송분에서는 광고 촬영을 핑계로 ㅅ사의 휴대전화가 수분간 등장했다. 잡지사 직원들이 ‘도트아이콘편집’이라는 기능을 사용하는 장면이 반복 노출됐다. 이쯤되면 1시간짜리 광고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시청자들도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시청자 조현정씨는 “작품엔 신경 안쓰고 광고만 신경쓰는 드라마”라고 꼬집었고, 이성현씨도 “긴 광고 한편을 본 느낌이다. 엣지있는 스타일의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심상현씨도 “도저히 못봐주겠다. PPL 때문에 드라마의 이야기 흐름이 끊긴다”고 비난했다.

 외주제작사들은 열악한 제작환경, 높아져가는 스타들의 몸값과 제작비, 더 높아져가는 시청자들의 안목을 고려하면 기업체의 제작지원 없이는 드라마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간접 광고는 드라마의 흐름을 끊어 질을 저하시키고, 결국 시청자들도 외면한다. 전파낭비라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광고로부터 자유로운 드라마, 그거 장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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