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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 1936년 성기 절단 사건 재조명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이 오는 11월 개봉된다. 이 영화는 1976년 <감각의 제국>(감독 오시마 나기사) 등을 통해 영상화된 바 있는, 일본 동경에서 한 여성이 연인의 성기를 절단해 보관해온 사건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문제의 사건은 아래와 같다.

1936년 5월 18일, 제2차 세계대전이 세상을 파괴할 때, 동경의 한 요정에서 성기가 절단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요시다야 요정의 주인인 이시다 키치조, 가해자는 요시다야 요정의 전 종업원 아베 사다이다. 둘은 이사다의 아내를 피해 밀회를 즐기던 중이었다.

사다는 1905년 도쿄 칸다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게이샤 수업을 받은 사다는 1923년 게이샤가 된 뒤 매춘업에 종사했다. 일본을 방랑하다 도쿄로 돌아온 사다는 요시다야 요정에 취직하고 요정의 주인 키치조를 만난다. 둘은 이시다의 아내 몰래 열렬한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발각되어 도망을 나온다.

둘은 한 요정에 틀어박혀 계속해서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밀회를 즐긴 지 25일째 되던 1936년 5월18일, 사다는 키치조를 영원히 자신의 남자로 만들기 위해 목을 졸라 죽이고 성기를 잘라 간직한다. 사다는 사건이 발생한 지 4일 뒤, 동경 시나가와 역 주변 여관에서 체포된다. 사다는 키치조의 성기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본 전역이 전시 체제에 돌입한 때라 더욱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 사건은 여러 편의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은 세계적인 거장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1976년에 내놓은 <감각의 제국>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1978년 <열정의 제국>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60년대부터 일본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감각의 제국>이 준 충격은 매우 컸다. 특히 영화 속 사건이 주는 충격 외에도 실제 정사 장면과 성기를 근접 촬영하는 등 파격적인 표현 때문에 일본 자국에서도 상영 금지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4월, 15분이 삭제되고 일부 성기 노출 장면을 암전 처리한 후에야 개봉이 허가되었다.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의 한 장면.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은 사건이 발생한 지 70여년이 지난 뒤 둘의 사랑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이야기는 엽기적인 누드 사진을 찍는 사진가 키치조(나카야마 카즈야)의 눈에 사다(스키모토 아야)의 원혼이 보이면서 시작된다.

키치조는 어느날 해안에서 누드모델 촬영 중, 은발의 묘한 노신사 오오미야(우치다 유야)를 만나고 그의 아내 사다와 재회한다. 오오미야는 사다의 누드 사진 촬영을 부탁하지만 둘은 곧 서로를 인지하고 사랑에 빠진다. 이제 시공간을 뛰어 넘는 사랑이 펼쳐진다. 사건이 있었던 1930년대 도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절박한 사랑을 다시 이루기 위해 현세에 다시 만나야 했는지, 그 질문에 답한다. 초월적 존재들이 등장하여 둘의 엽기적인 사랑에 대한 재판을 한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육체적 사랑의 무의미함을 정의내리고 둘을 심판하려던 초월적 존재들 앞에서 이시다와 사다는 7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사랑을 나눈다.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 주인공 사다(스키모토 아야).

이 영화는 신예 모치즈키 로쿠로 감독이 연출했다. 당시 시대를 관찰하는 시선이 가미되어 보다 진지하게 아베 사다와 이시다 키치조의 사랑을 묘사한다.

모치즈키 로쿠로 감독은 2002년 <잼 필름즈>라는 옴니버스 영화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에는 8명의 젊은 감독들이 참여했다. 현재 일본영화를 대표하거나 개성있는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다. 이와이 순지, 기타무라 류헤이, 최근 블록버스터 시리즈 <20세기 소년>을 연출한 츠츠키 유키히코 등이다.

모치즈키 로쿠로는 <잼 필름즈> 이전부터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함께 일본 B무비를 이끄는 대표 주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혼불>(1997) <모두 달이다>(1999) 등은 감독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야쿠자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에게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처리한다.

<스포츠칸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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