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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나이’ 최희섭, 이승엽과 의기투합

이승엽, 최희섭

최희섭(30·KIA)의 산행이 다시 시작된다. 이번에는 이승엽(33·요미우리)도 함께 한다.

최희섭은 일본 나가사키에서 열린 한·일클럽챔피언십을 마치고 지난 15일 KIA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이종범·김상현 등 풀시즌을 소화한 일부 선수와 함께 일본 벳부로 온천 훈련을 가기로 돼 있었지만 최희섭은 이를 취소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승엽과 산에 가기 위해서다.

최희섭은 한·일 챔피언 대결을 통해 요미우리 이승엽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귀국하면 함께 산에 오르기로 약속했다.

지난 겨울 산에 오르면서 대변신에 성공한 최희섭이다.

2007년 KIA 입단 후 2년 동안 부진하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최희섭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산에 올랐다. 광주에서도, 포항에서도 매일 산에 오르며 마음과 머리를 정리했다. 독하게 마음 먹고 시작한 체중 감량에도 산행은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결국 올해 타율 3할8리, 33홈런·100타점을 올리며 위력적인 4번타자로 돌아와 KIA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일정을 치르느라 산행을 미뤘던 참에 이승엽을 만났다.

올해 이승엽도 힘들었다.

부상도 있었지만, '100% 플래툰 시스템'으로 왼손투수만 나오면 선발에서 제외됐다. 

결국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9리, 16홈런·36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진출 이후 최악의 시즌이었다. 요미우리 4번타자였던 이승엽은 이번 재팬시리즈에서 대타로, 대주자로, 하위 타순으로 출전했다.

이번 KIA와 경기를 치르면서도 김상현과 최희섭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나는 2할2푼9리를 친 타자다. 그럴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내년은 이승엽이 요미우리와 계약한 마지막 4년째다. 이승엽은 "내년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런 이승엽에게 최희섭이 함께 산에 오르자고 했고, 이승엽도 그러자고 했다. 

17일 귀국하는 이승엽과 함께 하기 위해 최희섭은 광주에 내려가지 않은 채 서울에서 머물고 있다.

최희섭은 "(이)승엽 형이 귀국하면 북한산에 함께 오르기로 했다. 그래서 당분간 광주가 아닌 서울에 있을 계획"이라며 "산에 가면 몸도 좋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시즌을 마치고도 아직 못 갔는데 이제부터 1월까지는 매일 산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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