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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국, 결국 은퇴

SK서 재기 노리다 또 부상…재활 포기

“그렇게 인품이 훌륭한 아이는 처음 봤어.”

SK 김성근 감독은 최근 윤재국(34)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야구를 그만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상 때문에 소리없이 은퇴하기로 했다.

윤재국은 지난 7월 한화에서 방출된 뒤 SK 유니폼을 입었다. 열심히 뛰었고, 내년에도 SK 베테랑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1월초 일본으로 마무리훈련을 온 뒤 이틀 만에 왼 다리를 다쳤다. 금방 다시 운동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한 부상이 아니었다. 또 시간이 필요했기에 고민에 빠졌던 윤재국은 결국 야구를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

윤재국은 김 감독이 발탁한 선수다.

쌍방울 감독 시절이던 98년 ‘전국 대학선수 가운데 가장 발이 빠른 아이’였던 윤재국을 데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 감독은 쌍방울 감독에서 물러났지만 윤재국은 발빠르고 잘 치는 외야수가 됐다.

순탄하지 못한 야구 인생을 살았기에 김 감독의 안타까움이 더한다.

이후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2군을 전전하던 윤재국은 2004년 두산으로 옮기면서 주전 외야수 자리를 낚았다. 잘 나가기 시작하던 그때 경기 중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시즌을 접었다.

이후 병역까지 마친 뒤 2007년 복귀했지만 지난해 한화로 현금 트레이드 됐고 1년이 지난 뒤에는 방출당했다.

한화에서 방출됐다는 소식에 김 감독이 불렀을 때도 윤재국은 “괜히 가서 감독님께 폐만 될 것 같다”며 사양했다. 김 감독이 몇 차례 설득 끝에 SK 유니폼을 입혔다.

잡초 같이 거친 야구 인생 끝에 결국 또 부상으로 스스로 유니폼을 벗은 것이 김 감독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김 감독은 “극구 사양하던 아이를 다시 잘 해보자고 데려왔는데, 마무리훈련을 시작하자마자 또 다치니 결국 지가 그만 두겠다고 결정하더라”며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내 방으로 찾아와 울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큰절까지 했다. 그렇게 인품이 훌륭한 아이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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