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아이폰 때문에 아이 짜증나!

스마트폰 출시업체 가격경쟁 점화

SKT ‘T옴니아2’ 60만~90만 보조

아이폰 사전예약자는 배송 지연 울상

지난 2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이폰 런칭 행사에서 KT 김우식사장(오른쪽)과 1호 아이폰 개통 고객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폰 때문에'.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소비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붙으면서 잠재적인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뭘 살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반면 아이폰 출시 전에 제값을 다 치르고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 등은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KT가 1일 아이폰을 대리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SKT가 대항마인 'T옴니아2'의 보조금을 아이폰보다 10만원 많은 60만~90만원까지 확대했다. 따라서 소비자가 아이폰보다 고사양폰인 T옴니아2를 10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다.

SKT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입비를 28% 낮추고 생일을 맞은 고객이 SKT 가입자와 통화할 경우 하루 동안 300분 무료통화를 제공하는 등 요금도 내렸다. 또 T옴니아2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캐나다 밴쿠버 4박6일 관광 등 파격적인 경품을 내걸었다. 

KT도 가만 있지 않았다. 30일부터 가입비를 기존 3만원에서 20% 내렸으며 우량고객 장기할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통신비 인하에 나섰다. 또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로 저렴하게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쇼옴니아폰'을 이날 내놓았다. 쇼옴니아폰은 3W(와이브로, 와이파이, WCDMA) 통신망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아이폰과 함께 KT의 양대 전략 스마트폰이다. 

양대 통신사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좋은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울상인 소비자도 있다. 특히 가격 인하 이전에 T옴니아2를 구입한 소비자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SKT가 최근 보조금을 20만원가량 늘리면서 앞서 구입한 소비자는 비싸게 구입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지에 나서는가 하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환불 청원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25일 시작된 청원은 당초 서명 목표 1200명을 넘어 30일 현재 1698명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 구매자 중에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전 예약을 하고도 배송을 못받은 구매자들이다. 이들은 대리점 판매가 이뤄지는 1일 이전에 미리 받기 위해 계약금조로 채권료 3만원까지 냈다. 그러나 KT는 공식 런칭쇼가 열린 28일 배송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가입비, 채권료, 가입자인증모듈 칩 비용 등을 할인이나 면제해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약 구매자의 불만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아이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아이폰 때문에 웃고 우는 일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용기자 ban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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