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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전우치’, 온가족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한국형 SF 블록버스터

2년 동안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화제작 '전우치'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14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든 '전우치'는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강동원·김윤석·임수정·유해진·백윤식 등 충무로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끄는 SF액션블록버스터. 올 여름 1108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의 뒤를 이어 충무로의 자존심을 지켜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려 4억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와 한판 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전우치'는 대작으로서의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현주소가 할리우드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대규모 제작비를 들인 만큼 볼거리가 즐비하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논스톱 액션과 한국적인 CG의 향연에 눈이 즐겁다. 또한 현대로 옮겨온 원작 고전 '전우치'의 해학이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2시간1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전우치(강동원)가 부적으로 부리는 도술이 관객들을 매혹시킨다. 전우치가 여러 개로 나뉘는 분신술, 간판 속에 손을 집어넣어 술을 꺼내거나 그림이나 사진으로 들어가는 공간이동술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듣던 옛날 이야기가 눈앞에 영상화되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 때문에 더욱 유쾌하게 볼 수 있다.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강동원은 귀여우면서도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악동 도사 전우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낸다. 원톱 주인공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학처럼 긴 기럭지로 액션을 펼칠 때 여성 관객들의 입에서는 '멋있다', 악동스러운 모습으로 웃길 때는 '귀엽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김윤석은 전우치와 대칭점을 이루는 악역 화담 역을 맡아 특유의 묵직한 중량감으로 영화의 중심축을 확실히 잡아준다. 임수정도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고 유해진은 특유의 코믹연기로 웃음을 담보한다. 이외에도 백윤식·염정아·송영창·김상호·주진모·선우선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단점도 분명히 있다. 이야기의 짜임새는 다소 헐겁고 연출이 단선적이다. 너무 많은 캐릭터 때문에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부담없는 재미를 좇는 팝콘무비이기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최동훈 감독은 성인들을 타깃으로 했던 전작들과 달리 '전우치'에서는 온 가족이 신나게 볼 수 있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성인 취향의 요소를 기대한다면 다소 유아틱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영화를 본다면 누구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화보]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

<최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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